‘라면 화재’ 초등생 형제 닷새째 의식불명

‘라면 화재’ 초등생 형제 닷새째 의식불명

기사승인 2020-09-18 20:44:30

사진=초등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 민수미 기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부모가 없는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일어난 불로 중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가 닷새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18일 경찰과 인천시 미추홀구에 따르면 지난 14일 화재로 크게 다친 초등생 A(10)군과 B(8)군 형제는 이날도 서울 모 화상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현재 자가호흡이 어려운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형제 모두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이날 오후 인천시와 미추홀구는 A군과 B군이 의식을 되찾았고 B군은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졌다고 밝혔으나 뒤늦게 착오였다고 해명했다.

A군과  B군은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도시공사 임대주택에서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중상을 입었다. 형제의 친모 C(30)씨는 전날부터 집을 비우고 외출한 상태였다.

이들은 119에 신고했고 정확한 위치를 말하지 못한 채 “살려주세요”만 외쳤다. 소방당국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현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에 따르면 당시 한 아이는 침대 위에 엎드려 있었고, 다른 아이는 책상 아래 웅크리고 있었다고 한다. 책상 아래에는 이불이 둘러싸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이 위급한 상황 속에서 동생 B군을 책상 아래 좁은 공간으로 몸을 피하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고로 A군은 온몸의 40%에 3도 화상을, 동생 B군은 다리 등에 1도 화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는 과거 형제에 대한 방임과 학대로 수차례 경찰 등에 신고가 접수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였다. C씨는 경찰에 사고 당일 “지인을 만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빌라 내부를 정밀 감식하는 등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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