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처리에 합의하며 ‘협치’ 분위기를 물씬 풍기던 여야 사이에 찬물이 끼얹져졌다. 국회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공수처법)’,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놓고 여야가 또다시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열어 공수처법의 기습 상정에 나섰다. 이날 민주당의 법안 상정은 여야 간사 간의 합의가 없었던 것이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공수처법 상정을 긴급 제안했고 백혜련 소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여 거수 표결에 부쳤다.
이에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또 날치기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이 자리에선 여야 간사 협의 한번이 없었다. 이게 대화와 타협인가”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의결하겠다는 공수처법 개정안, 발의자 면면을 새삼 본다. 중대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재판을 받는 중대 사건 피고인분들이 눈에 띈다”고 겨냥했다. 그러자 공수처법 발의자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말 가려하라. 왜 발의자를 들먹이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조 의원은 또 법사위 1소위 구성이 민주당 5명, 국민의힘 3명으로 구성돼 수적에서 열세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수적으로 두배나 되는 여당이 표결을 하겠다는 것은 야당더러 또 들러리 서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야 의원들간에 고성이 오가자 결국 법사위 1소위는 파행됐다.
법사위 여야 의원들 간의 갈등은 계속됐다. 이번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현안질의’를 놓고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아들 병역 특혜 및 정치자금 유용 의혹을 놓고 추 장관에 대해 현안질의를 요청했으나 여당이 반대했다.
이에 조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본관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안이 있는데 질문을 못하게 하는 것, 이게 민주주의냐”며 “유신독재 때도 이런 일은 없었다. 심지어 소회의실 출입구 봉쇄가 2020년에 일어난 일 맞느냐”고 항의했다.
조 의원은 “국회의원은 어떤 현안과 관련해서 국민을 대신해서 물어볼 수 있다. 그것이 국회의원이 할 일”이라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영향력이 굉장히 큰 것 같다. 당당하거나 감출게 없다면 현안질의를 뭐하러 피하겠나”며 여당이 추 장관 비호에 나선 것이라 주장했다.
이어 “현안질의 차단하겠다하면서 회의 한 시간 늦어졌다”며 “오늘 아침 다시 한 번 여당을 신뢰하기가 어렵단 걸 느꼈다”고 질타했다.
여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기습상정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꼬집었다. 조 의원은 “느닷없이 동의 안하는 분 손들어라? 초등학교 1학년도 이렇게 안한다. 이게 무슨 대화며 협치냐”며 “야당이 거수기냐. 얼마나 우습게 보면 그런 짓을 하나”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날치기가 무슨 밥 먹듯 일상화됐다”며 “야당을 얼마나 우습게 아냐. 그거 때문에 여야 신뢰 무너진다. 협치 하고 싶다. 근데 협치는 거대 여당이 먼저 내밀어야 가능한 게 협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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