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연휴 동안 관광지와 근교 유원지에 나들이 인파가 몰리며 몸살을 앓았다. 정부는 급격한 확산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추석 인구 대이동으로 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부는 이번 주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4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추석 연휴 이틀간 전국 고속도로를 이용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향한 차량은 71만대 수준이었다. 지난해보다 9만대 감소한 수치다. 또 정부의 이동자제 권고 등의 영향으로 9월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특별대책기간 동안 일평균 이동인원은 519만명으로 작년 추석연휴 대비 19.3% 감소했다.
그러나 관광지와 놀이공원, 수도권 근교 공원 등에는 예상대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같은날 제주도는 지난달 26일부터 3일까지 25만3300여명이 ‘추캉스’ 혹은 귀성 목적으로 제주를 찾았다고 밝혔다. 4일 방문한 인원까지 합하면 당초 추산했던 30만명에 가까운 수치다.
경기도 용인 한 놀이동산에서는 연휴 동안 놀이기구를 타려면 기본 30분 이상은 대기해야 했다는 후기가 올라왔다.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네티즌은 “5일 내내 집에 있자니 심심하고 해서 에버랜드에 왔다”며 “추석 당일 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놀이기구 타는데 보통 30~60분이 걸렸고 사파리는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다”면서 매표소 앞 길게 늘어선 줄을 찍은 사진을 첨부했다.
수도권 근교 관광지에는 잠시 바람을 쐬러 나온 시민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기 포천 산정호수에는 지난달 30일부터 4일 오후 4시까지 7만5000여명이 다녀갔다. 경기 파주 임진각에는 5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방문객 수의 2~3배에 달한다.
이들 관광지에서는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지난 2일 가족과 함께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을 찾은 이모(25)씨는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다. 주차장 입구 전부터 차들이 늘어서 있었고 주차할 빈 공간을 찾지 못해 한참을 빙빙 돌아야 했다”면서 “곤돌라를 타려고 대기할 때도 거리두기가 지켜지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곳곳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는 시민이 보였지만 따로 단속이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아직까지는 방역당국이 우려했던 추석을 기점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상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귀경, 귀성객 가운데 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한 명은 서울 거주자, 또 다른 한 명은 울산 거주자로 추석 연휴를 맞아 부산을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비상’이 걸렸던 제주도에서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4일까지 발열 등 증세를 보인 61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으나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신중한 태도다. 닷새째 확진자 수가 60~70명대를 오르내리며 두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검사 건수가 6000여 건으로 추석 연휴 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은 영향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연휴 기간 포천 한 군부대에서 장병 36명이 무더기로 확진되는 등 감염 경로를 모르는 사례가 20%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방역당국은 잠복기가 최장 14일인 점을 고려하면 귀경, 귀성객 확진이 추가적으로 더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이날 온라인 정례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가 확실한 진정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며 “연휴기간 검사량 감소와 전국적인 이동량 증가에 따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주까지는 추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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