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파스(PaaS) 시대...네이버·카카오 등 파스전쟁

이제는 파스(PaaS) 시대...네이버·카카오 등 파스전쟁

국내ICT 기업, 클라우드 플랫폼을 의미하는 '파스'에 관심
카카오·네이버·삼성SDS·SKC&C 등 플랫폼 개발
인프라보다 덜한 경쟁...기업 맞춤형 서비스 제공 강점

기사승인 2020-10-06 04:00:02
▲네이버가 제공하는 쿠버네티스 서비스 개관. /제공=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이제 서버 구축만으로는 모자라다, 플랫폼을 확충하자." 

플랫폼이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새로이 주목되고 있다. 서버와 저장공간 등을 의미하는 인프라(IaaS, Infrastructure as a Service) 이외에 소프트웨어 개발 및 관리에 필요한 환경을 제공하는 플랫폼(PaaS, Platform as a Service) 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물론, 클라우드 사업을 운영하는 삼성SDS와 SK C&C, KT 등이 모두 플랫폼 사업에 최근 집중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그동안에는 클라우드 사업에서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에 몰두했다면, 이제는 플랫폼 사업에도 관심을 확장하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 


네이버-카카오, PaaS 구축에 성큼...SK C&C, 삼성SDS, KT도 활발

플랫폼 사업은 앱을 담는 용기를 뜻하는 '컨테이너(container)' 사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컨테이너란 쿠버네티스와 도커라는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해 애플리케이션별로 실행에 필요한 구성 파일들을 하나로 묶어 어디에서나 실행할 수 있는 독립 운영 체제다.

즉 개발자들이 애플리케이션을 더 효율적으로 개발·수정·배포할 수 있도록, 그리고 어떤 환경에서 서비스를 실행하더라도 100% 실행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자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마련하는 등 기업형 클라우드 시장에 본격 뛰어든 카카오는 카카오i클라우드의 핵심 서비스로 '컨테이너 팩'을 내놓았다. 쿠버네티스와 도커 허브를 통해 최적화된 개발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는 포부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카카오톡과 챗봇 등 자사만이 가진 자원을 활용하는 점이 타사와 구별되는 강점"이라며 "i클라우드 외에도 하반기에 기업 솔루션의 구체적 모습이 나오면 더 자세한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도 기업형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를 통해 지난해 쿠버네티스 서비스를 포함한 5개의 신규 컨테이너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쿠버네티스를 기반으로 앱 배포 및 관리를 해주는 데 최적화됐다.

네이버는 강력한 라이벌인 카카오가 플랫폼 사업에 먼저 진출한 데 대해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카카오가 인프라 사업보다 플랫폼 사업에 먼저 뛰어든 것에 주목하며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SK C&C도 최근 클라우드 컨테이너 서비스 구축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의 글로벌 물류 자회사인 FSK L&S에 글로벌 융합 시스템(KEROL)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아마존의 컨테이너 플랫폼인 '클라우드 Z CP'를 활용해 클라우드 컨테이너 서비스 구축을 개발했다.

컨테이너 서비스 구축을 통해 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컨테이너별 구성 요소별 상태를 파악해 트래픽 분산 및 자동복구 기능을 제공하고, 서비스 규모에 따라 규모를 자동으로 늘리고 줄이는 오토스케일링 기술도 접목했다. 

삼성SDS도 PaaS 적용 시스템 200여개를 구축한 상태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업무 시스템을 쉽고 빠르게 개발·운영하고 어플리케이션(앱)을 수정·배포할 수 있도록 삼성SDS 파스(PaaS)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컨테이너와 개발 및 운영을 병행하는 데브옵스, 필요 모듈만 변경 후 배포하는 모듈형 개발(MSA)이 적용됐다. 삼성 파스를 통해 컨테이너와 모듈형 개발툴을 이용해 애플리케이션 개발 환경이 기존 8일에서 하루로, 애플리케이션 배포도 2주에서 1일로 단축할 수 있다. 

KT도 자회사인 KT DS에서 올 7월 컨테이너 플랫폼 솔루션 '플라잉큐브(Flyingcube)'를 출시했다. 여기서 큐브란 쿠버네티스의 줄임말이다. 쿠버네티스 기술을 기반으로 해 다양한 컨테이너 플랫폼과 호환이 가능하게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컨테이너 플랫폼이 바뀌어도 사용중인 운영 및 개발환경은 유지되기 때문에 개발자는 기존 업무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

플라잉큐브는 또 컨테이너 구성을 명령어 형태가 아닌 웹화면 포털로 제공하고, CPU나 메모리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용량을 자동으로 늘려주는 오토 스케일링 기능도 탑재됐다. 현재 KT의 인공지능(AI) 교육 시스템 아이두(AIDU)를 플라잉큐브로 구축 완료하고 KT멤버십 앱 등 KT 서비스에도 적용하고 있다. 


왜 파스일까?...클라우드 전환 무르익으며 관심 


이 같이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클라우드가 본격 개화하면서 커졌다. 기업 내 서버 시스템을 구축하는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에서 클라우드가 떠오르자 저장공간 및 서버를 제공하는 기반인 인프라(IaaS)가 먼저 주목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실제로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각 산업별로 기업에 꼭 맞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미들웨어인 플랫폼(PaaS), 상단인 소프트웨어(SaaS)까지 각광받게 된 것이다. 

여기에 인프라 부문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오라클 및 IBM 등이 각 나라에 데이터센터를 여러 곳 세우면서 물량 측면에서 선점하고 있다. 따라서 비교적 신생 사업인 플랫폼 부분이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다는 계산도 한몫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물론 플랫폼 부문에도 IBM이나 오라클, 레드햇, VW웨어 등 다양한 경쟁사들이 있지만 국내에는 플랫폼 사업은 아직 활성화되지 않아 시장 선점이 된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프라 서비스 업체도 일부 플랫폼을 제공하기도 하고, 레드햇이나 오라클 등도 쓰이긴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잘 알려져 있는 카카오나 네이버, KT 등의 서비스가 더 한국 시장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다. 

예컨대 AWS나 애저를 인프라 기반으로 설정한다고 해도 실제 앱 구동 시 잘 짜여진 컨테이너를 사용하면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올리는 것뿐 아니라 모니터링 시스템과 통계, 온라인분석처리, 직관적인 시각화, 머신러닝 등이 가능하다. 이때 플랫폼 컨테이너들이 국내기업의 선호를 더 잘 반영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국내에도 실제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인프라뿐 아니라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커진 흐름도 탔다. 개별 기업에 맞춤인 클라우드 컨테이너를 잘 만들면 앞으로 더 커질 기업형 클라우드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카카오의 경우 인프라보다 플랫폼 사업을 공략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또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완전히 전환하는 형태보다는 두 곳 이상을 쓰는 멀티 클라우드나 공개형과 개인형을 함께 접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택하는 기업이 많아 기업이 원하는 데이터만을 옮겨주고 기업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하는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여기에 사용량이나 월 정액제로 기업이 운영하기 쉽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시장이 개화하면서 기존의 저장공간 개념인 스토리지뿐 아니라 각 산업과 각 기업에 맞는 클라우드 컨테이너의 기능에도 주목하게 됐다"며 "인프라나 호스팅 위치를 신경쓰지 않고도 맞춤형 앱을 개발하고자 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인프라와 결합하여 플랫폼까지 제공하는 업체들이 있기 때문에, 플랫폼만 제공하는 경우에는 그리 경쟁력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