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서울시가 운영 중인 ‘찾아가는 지지동반자’가 경찰과 협조해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3명을 검거했다.
서울시는 ‘찾아가는 지지동반자’ 사업을 통해 이 같은 성과를 냈다고 6일 밝혔다. ‘찾아가는 지지동반자’ 사업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구제 지원서비스로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예방을 위해 지난해 9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시작했다.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피해자들은 모두 10대 아동·청소년들이었다. 가해자들은 10대~20대 초반의 남학생들로 코로나19로 등교를 못하고 하루 종일 집에 있는 아동, 청소년들을 유인했다. 모두 게임, 채팅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이 가진 익명성을 이용해 접근해 정서적 지지를 해주며 사진이나 영상물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벌였다.
이번에 검거된 3건의 범죄방식은 △게임·채팅앱을 통해 접근 → 정서적 지지를 해주며 성착취 영상을 받아낸 경우 △야한놀이, 노예미션 같은 '재미있는 놀이'를 하자고 접근 → 성착취 영상물을 요구하는 경우 △연예인이 꿈인 청소년에게 꿈을 이뤄주겠다며 접근→사진, 영상물 등을 요구하는 경우였다.
배우가 꿈인 강모양(19세)에겐 '영화에 출연시켜주겠다'고 제안하며, 이후엔 사진을 유포한다며 협박, 성폭행을 하고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부모가 맞벌이를 해 혼자 게임하는 시간이 많았던 이모양(11세)에겐 '엄마 잔소리 듣기 싫겠다'고 위로하며, 초등학생 박모양(13세)에겐 '야한놀이를 하자'며 접근해 노출 사진이나 영상물을 요구했다.
기존의 온라인 그루밍이 정서적 지지를 통해 성착취 사진을 받아내기 위해 3~6개월이 소요되었다면, 놀이로 접근한 유형에는 사진을 받아내는데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찾아가는 지지동반자'가 지원한 상담실적을 보면 갈수록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 지원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피해 지원 초기인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3월 중순까지는 아동, 청소년 피해자는 총 10명으로 전체 피해자의 13.5%를 차지했으나 지난 3월 중순 이후 8월까지는 총 21명(24.1%)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른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지원은 총 74건에서 309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시는 "13세 미만의 아동 피해자는 n번방 사건 이전에는 없었으나 n번방 사건 이후에는 온라인 그루밍, 불법촬영 등 피해 지원건수가 104건(중복)으로 증가했다"며 "n번방 사건으로 디지털 성범죄 피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대돼 피해 지원을 요청하는 건수도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찾아가는 지지동반자'를 통해 서울시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접수 이후 채증, 고소장 작성, 경찰서 진술지원 및 범률·소송지원 등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하며 가해자 검거를 이끌어냈다. 또 심리치료 등 사후관리까지 지원하고 있다.
송다영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이후에도 디지털 성범죄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현실” 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 있는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악질적인 범죄가 증가하는 만큼, 서울시는 모든 권한을 활용해 예방에서부터 피해자를 위한 '아동청소년 전담 지지동반자'나 법률 지원서비스 등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전방위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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