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캉스’ 후폭풍? 세 자릿수 확진…거리두기 고심 깊어진 정부

‘추캉스’ 후폭풍? 세 자릿수 확진…거리두기 고심 깊어진 정부

기사승인 2020-10-08 07:05:02

사진=추석 당일인 지난달 30일 서울양양고속도로 가평휴게소(양양방면) 실내 모습./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엿새째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세 자릿수로 늘었다. 정부는 확진자 추이를 살펴보고 이번주 내로 거리두기 단계를 결정할 방침이다.

7일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는 1주일 만에 다시 세 자릿수로 돌아왔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14명 늘어 총 누적 환자가 2만 4353명이 됐다고 밝혔다. 지역 발생 94명, 해외 유입 20명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추석 특별방역기간은 오는 11일 종료된다. 정부는 확진자수 변화와 감염경로 불명 비율, 또 치료 역량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연장할지, 아니면 1단계로 하향할지 결정하게 된다.

거리두기를 1단계로 하향하려면 최근 2주간 일일 신규 확진자 수 50명 미만, 감염경로 불분명 비율 5% 미만이라는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그러나 같은날 기준 2주 하루 평균 확진자는 81.2명이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는 20% 수준을 유지 중이다.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 부대에서는 모두 37명이 확진됐는데 병사들은 지난달부터 휴가, 외출이 모두 통제된 상태라 최초 감염경로가 미궁에 쌓여있다. 일단 요건상으로만 봤을 때는 1단계 하향 조건에 맞지 않는 셈이다.

사진=추석 당일인 지난달 30일, 서울양양고속도로 가평휴게소(양양방향) 주차장에 차량이 가득찬 모습./ 박태현 기자.
이런 상황에도 정부가 거리두기 2단계 연장을 쉽게 판단하지 못하는 이유는 경제적 여파 때문이다. 노래연습장, 뷔페, 실내집단운동, 300인 이상 대형학원, 방문판매업 등 고위험시설은 수개월째 영업이 중단됐다. 실내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실내 결혼식이 금지되며 결혼식 취소, 연기에 따른 위약금 분쟁도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프로스포츠 경기와 국내 체육대회는 무관중 상태로 진행되고 있다.

시민들은 아직 방역 수준을 완화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홍대에서 만난 음식점 업주 김문숙(62·여)씨는 “이쪽 상권은 거의 외국인 손님이 80%였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이 심각하다. 어제 하루 온종일 손님 10명을 받았다. 문을 닫을까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며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소비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장사를 떠나서 확진자 숫자가 세 자릿수가 나온 걸 보면 아직 방심해서는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23·여)씨는 “집에만 있어야 해서 답답함도 없지 않지만 이태원발 집단감염이나 광복절 집회처럼 어느 순간 또 확진자 숫자가 급증할지 몰라 조심해야 할 것 같다”며 “2단계가 연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쿠키뉴스DB/ 박효상 기자.
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 연장 여부와는 별개로 무조건적인 운영 중단이 아닌 업종별로 방역 수칙을 세밀하게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임수택 PC문화지부장은 “PC방은 칸막이도 있고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하는데 고위험군 대표 업종으로 알려져 타격이 크다. 흡연실도 운영 못 하게 하는 등 다른 업종과 형평성이 맞지 않다”면서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숨통이 조금 트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있다”고 말했다.

김선진 한국예식업중앙회 사무국장은 “예식장 영업 매출의 90%가 뷔페다. 그런데 뷔페가 고위험시설로 지정돼 실질적으로 예식장들은 6주 이상 매출 없이 버텨왔다”면서 “뷔페를 고위험시설에서 빼거나, 일괄적인 인원수 제한이 아닌 면적에 따른 제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세 자릿수 확진자는 예견된 사태라며 거리두기 1단계 완화가 성급하다고 우려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휴에 귀성은 안 해도 휴양지와 수도권 인근 유원지로 사람들이 빼곡히 모여 이야기하고 같이 식사하는 모습이 연출됐다”며 “코로나19 잠복기는 평균 5일인데 지난주에 바이러스에 노출이 됐던 이들이 어제, 오늘 나타나기 시작했다. 앞으로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봤다.

계절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교수는 “4~7월에 확산세가 누그러진 이유는 방역을 열심히 한 것도 있지만 기온과 습도가 높았던 계절 요인이 크다”면서 “기온이 떨어지고 건조해지면 사람들이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다. 미국과 유럽 등 북반구에서 최근 확진자 수가 재증가한 상황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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