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윤화섭 안산시장이 명절인사 현수막 때문에 또 다시 구설에 올랐다.

윤 시장은 지난 추석 명절을 맞아 안산시 전역에 605만 원의 예산을 들여 110장의 현수막을 게시했다. 게시된 지역은 다름 아닌 도로변, 교차로, 육교, 터미널 등 교통량이 많고 시민들의 눈에 잘 띄는 장소로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교통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곳들이다.

윤 시장은 지난 설 연휴에도 예산 1000만 원을 들여 200여 장의 현수막을 무분별하게 게시해 시민들의 질타를 받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알고도 똑같은 행위를 반복해 시민들의 분노가 더 컸다.

안산시는 평상시 이런 곳들에 게시된 현수막을 '불법'이라 규정하고 단속한다. 시는 지난해 불법유동광고물 216건에 대해 6억1000여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안산시는 보통 1장의 불법현수막에 대해 25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그러므로 원칙대로 하면 이번에 윤 시장에게 부과해야 할 과태료는 2750만 원(110장 x 25만)이고, 지난 설 때의 과태료는 5000만 원(200장 x 25만)이 넘는다.  

윤 시장의 명절인사 현수막은 시민 혈세로 만든 것이다. 민선 시장인 윤 시장 입장에선 명절·국경일 등을 활용해 다른 정치인들처럼 자신을 알리고 싶겠지만, 이는 분명히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위배되는 행위다.

윤 시장이 운영하는 '열린시장실'에 지난달 30일 불법현수막을 철거해 달라는 시민의 소리가 올라왔다. 이 시민은 "일반인이 부착하면 득달같이 와서 철거하면서 시장이라는 자는 현수막을 마구 부착해도 되나요?"라면서 "당장 철거하시오. 스스로도 법을 안 지키면서 행정명령이나 하고 떠든단 말이오"라는 비난 섞인 민원을 올렸다.

안산시에는 시가 운영하는 행정용 게시대가 84곳 369면이 있다. 그럼에도 윤 시장은 이를 이용하지 않고 법을 위반한 정치활동을 이어갔다. 

시민들은 시장의 명절인사 현수막을 순수한 목적이라 생각지 않는다. 시 홈페이지, 페이스북, 카톡, 문자메시지 등 얼마든지 명절인사를 시민들에게 전할 방법은 많다. 

윤 시장은 정치인이기 전에 공무원이다. 불법행위를 지도·단속하는 안산 최고의 수장이 이런 식으로 법을 앞장서서 위반하면 시민들의 지지도는 계속 떨어지게 마련이다.

시민 J씨는 "이런 식으로 다른 정치인들처럼 불법현수막을 게시할 거면 시장을 하지 말고 시의원, 도의원 또는 국회의원이 되는 길을 택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안산시 총무과 관계자는 "앞으로 잘 하겠다. 다음부터는 행정용 게시대를 이용하겠다"고 짧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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