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장 부정선거 의혹사건 이재준 피의자 참고인 중지 처분이유서 분석해보니

고양시장 부정선거 의혹사건 이재준 피의자 참고인 중지 처분이유서 분석해보니

이행각서 실재 가능성, 소극적이고 미진한 수사, 부당한 인사 증거 등 엿보여

기사승인 2020-10-19 17:34:44


[고양=쿠키뉴스 정수익 기자] “피의자는 2018년 실시된 6·13 지방선거 고양시장 더불어민주당 경선과 관련하여 이00과 그 대가 수수 등에 대해 일체의 협의를 한 사실이 없고, 정00와 비서실 직원들의 채용은 모두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이00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그 혐의를 극구 부인한다.”

고양시장 부정선거 의혹사건을 수사하는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이 피의자인 이재준 시장에 대해 ‘참고인 중지’ 처분을 내리면서 작성한 ‘처분이유서’의 일부다.

이 시장이 검찰조사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는 이 내용을 수긍하는 이들은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특히 이 시장이 취임 후 펼친 일련의 인사 과정을 알고 있는 시민이나 공직자들 가운데 이를 수긍하는 이가 단 한 명이라도 있을지 더욱 궁금하다.

고양시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 고철용 본부장이 19일 공개한 이 처분이유서는 그 다음 문장에서 더욱 곱씹을 만한 내용을 내놓는다.

“반면 이00의 대화 녹취록에 의하면 이00은 피의자의 경선을 도와주고 그에 대한 대가로 인사권 등의 특혜를 받기로 합의하였으며 그와 관련된 합의서도 본인이 가지고 있다는 진술이다.”

이 문장에서는 이 시장과 이모씨 사이의 전화 녹취록을 바탕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행각서(합의서)가 실제 존재한다는 가능성을 알려준다. 최근 한 언론에서 나온 ‘고양시 매관매직 각서 진실 담긴 녹취파일 80여개 입수… 검은 거래 의혹도’ 기사와 아귀가 딱 맞아떨어진다.

여기서 과연 그 가능성을 의심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 이후 줄곧 이어져온 부정선거 의혹의 파장을 지켜본 시민이나 공직자들 가운데 이를 의심하는 이가 단 한 명이라도 있을지 더욱 궁금하다.

그러면서 처분이유서에는 이 시장에 대한 참고인 중지 처분의 결정적 이유를 담았다.

“결국 이 사안은 이00의 진술을 청취하여야만 사안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으나, 이00은 현재 소재불명이다. 이00의 소재가 발견될 때까지 참고인 중지한다.”

전임 시장의 비서 출신으로 이행각서 체결 당사자인 이모씨의 소재를 찾지 못해 참고인 중지 처분을 내린다는 내용이다. 이모씨가 사망하지 않은 다음에야 찾을 방법이 있을 것 같은 대목이다. 호주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모씨를 찾는 건 충분히 가능해 보이기도 한다.

여기서 과연 검찰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다고 인정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특히 올해 초 시작된 수사를 지금까지 질질 끌어온 검찰의 모습을 지켜본 시민이나 공직자들 가운데 이를 인정하는 이가 단 한 명이라도 있을지 더욱 궁금하다.

검찰이 작성한 처분이유서에는 또 하나 관심을 끄는 부분이 있다. 이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기술한 도입부 문장이다.

“피의자 이재준은 경선에서 후보자로 선출될 목적으로 경선운동 관계자인 이00 등에게 금품과 공직을 제공하기로 약속하고, 당선 후 경선운동 관계자인 정00를 에코바이크㈜ 대표로 취임케 하는 등 공사의 직을 제공함으로써…”

이 시장이 지난해 3월 주위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역시 전임시장의 비서 출신인 정모씨를 고양시 산하 회사 대표로 극구 임명한 이유를 추론할 수 있는 내용이 나온다. 당시 대부분 공직자들의 예상까지 깨고 보란 듯이 정모씨에게 임명장이 주어지자 여기저기서 ‘이 시장이 단단히 코가 꿰었다’는 말이 나왔다. 여기서는 그 상황을 알고 있는 시민이나 공직자들 누구나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sagu@kukinews.com
정수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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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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