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흔히 데이터 고속도로라고 불리는 5G는 고신뢰와 초저지연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통신 규격이다. 5G는 기본적으로 전파이며, 이 전파가 1초에 얼마나 진동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주파수라는 개념이다.
이 5G 주파수는 단일하지 않고 넓은 대역에 걸쳐 있다. 5G 주파수는 30~300GHz의 무선 주파수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Sub-6라고 불리는 3.5GHz의 저대역대와 마이크로파라고 불리는 28GHz 이상의 고대역대로 나뉜다.
현재 우리나라는 3.5GHz의 저주파 대역을 상용화했고, 28GHz의 고주파 대역은 아직 실증 중이다. 밀리미터파라고 불리는 고주파 대역은 현재 쓰고 있는 4G LTE보다 20배 빠른 '진짜 5G'를 가능케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꿈의 5G'인 28GHz 대 고주파 대역 구축이 생각만큼 빠르지 않은 것은 왜일까? 기본적으로 경제성 때문이다. 고주파 대역은 속도는 빠르지만 주파수의 거리가 짧고 직진성이 저주파보다 더 강해 굴절이 잘 안 되는 특성을 가진다. 방해물이 있으면 수신이 잘 안 된다는 말이다. 결국 기지국을 더 많이, 촘촘히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고주파대에서 무선통신의 효율적이고 원활한 송수신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바로 이 빔포밍, 빔트래킹과 같은 기술이다. 기지국을 훨씬 많이 늘리지 않아도 커버리지를 높여 주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기본적으로 다중 MIMO라는 기술을 전제로 한다. 어렵다고? 이에 대해 찬찬히 살펴보자.
빔포밍(beamforming)이란 모바일 기기와 네트워크 기지국 양쪽에서 안테나 여러 개로 공급되는 신호의 진폭과 위상을 변화시켜 특정 방향으로 무선 신호를 집중시키는 기술이다. 풀어 말하면 말 그대로 전파를 특정 위치로 집중해 빔을 만들어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렇게 신호를 집중시킴으로써 송출 전력을 증폭하지 않으면서 수신기에 전달되는 신호를 잘 잡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통신 주파수가 빔 모양으로 만들어지게 되며 '빔을 형성하는' 것이 기술의 이름이 됐다.
빔포밍은 사진에서와 같이 스포트라이트와 같은 불빛을 여러 곳에 비추는 것과 비슷하다. 전파들 중 주파수가 높은 신호는 빛처럼 직진성이 강해져 한 방향으로 보내지 않으면 신호 송수신이 잘 되지 않는다. 5G 기지국 안테나는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한 뒤 여러 개의 조명이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듯 사용자가 가진 단말에 주파수를 집중적으로 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전파의 수신이 더 용이해진다.
빔포밍을 이용하면 사용자가 길을 걸어가는 중이나 건물 내 이동을 하더라도 요건을 충족하는 하나하나의 단말기를 목표로 하는 주파수를 수신할 수 있게 된다. 특정 방향으로 전파를 몰아주고, 필요없는 부분에는 전파를 상쇄시킨다.
5G 기술에서 쓰이는 빔포밍은 대용량 MIMO 시스템의 안테나를 통해 3D 빔포밍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그동안 1차원에서 2차원이었던 빔포밍의 형태보다는 3차원이기 때문에 단말의 위치를 더 정확히 파악한다. 그리고 서로 네트워크로 피드백을 보내기 때문에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빔 트래킹(beam tracking)이란 무엇일까? 이 빔을 단말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 움직이게 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가 가진 단말에 확실하게 끊김 없는 통신이 제공되기 때문에 매우 효율적이다.
MIMO 기술이란 다중입력-다중인출(Multiple-input and Mutiple-Output)을 기본으로 해 여러 안테나가 주고받도록 해 데이터 전송량을 높이는 기술이다.
MIMO 기술은 5G에서만 사용되는 건 아니지만, 안테나 개수가 기본적으로 다르다. 2~4개 안테나만 이용하는 4G와 달리 5G에서는 100개 이상의 안테나 소자를 사용해 수십개 채널에서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할 수 있어 기지국 용량이 향상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보면 된다. 5G 다중 MIMO에서는 무려 수백개의 안테나를 사용하기도 한다.
반드시 이 다중 MIMO(Massive MIMO)가 있어야 빔포밍 기술을 실현할 수 있다. 다중 MIMO는 다수의 사용자(Multi User)에게 무선공간 자원을 분배해 여러 단말이 동시에 접속해도 속도 저하를 막아준다. 이 MIMO를 통해 많아진 송수신 안테나로 빔을 자유롭게 생성해 단말간 간섭이 감소하고, 전송 속도가 향상되며, 무선 용량도 증가한다.
기존 4G에서도 MIMO 기술이 사용됐으나 적은 수의 안테나를 사용하고, 1차원인 안테나 배열로 수평방향의 사용자만 구분했다. 5G에서의 다중 MIMO는 수직과 수평방향은 물론 높이까지 감지한 3D로 모든 사용자를 구분하기 때문에 고층 빌딩과 같이 여러 단말이 수직으로 위치한 경우에도 동시에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
이 빔포밍과 다중 MIMO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5G 단말기 회사와 통신사들이 힘을 합쳐 5G 고주파 대역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기술은 서로 다른 기지국 제조사별로 빔포밍 기술이 다르게 구현돼 동일 제조사의 장비간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한계가 있었다. 즉 다른 제조사끼리는 호환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이 문제를 극복하고, 통신 속도를 더 빠르게 하기 위한 실증 작업도 지속되고 있다.
KT의 경우 지난해말 5G 28GHz 대역 빔포밍 연동 절차를 O-RAN의 개방형 기지국 규격을 기반으로 표준화해 서로 다른 기지국 제조사에서 만든 디지털 장비와 무선 장비간에서도 빔포밍이 가능하도록 했다. 미국의 스타트업 모반디와 함께 빔포밍 안테나 기술을 무선 장비에 탑재해 실외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빔포밍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LG유플러스의 경우빔포밍 기술을 이용해 기지국 안테나 신호의 지향성을 원격으로 조절해 기존 수동 조절 방식보다 더 빠르게 통신 품질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SK텔레콤도 '액티브 안테나 기술을 적용해 소형 실내 기지국에 안테나를 2배 이상 탑재하며 실내 5G 속도를 2배 향상하는 인빌딩 솔루션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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