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구속 상태로 라임자산운용 사태 관련 수사를 받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차 옥중 입장문을 냈다. 김 전 회장의 입장문은 22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나온 국회 인사청문회에도 오르내리며 논란이 됐다.
21일 공개된 14장 분량의 자필 폭로 문서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검사 출신 A변호사와 함게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룸살롱에서 검사들에게 1000만원 상당 술접대 한 것에 대해 “확실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은 “이들은 예전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며 “조사 받을 당시 사진으로 이미 두 명을 특정했다. 다른 한 명은 사진으로는 80% 정도 확실하다 생각해서 특정 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변호사와의 인연에 대해서 김 전 회장은 “2007년 자신의 사건과 관련한 인연으로 당시 검사였던 A변호사를 알게 댔다. 지난해 지인의 소개로 수원여객 횡령 사건 변호인으로 선임했고 매일 함께 만나고 같이 어울렸다”고 상세히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도피 당시 검찰 관계자들로부터 도피 방법 등 권유와 조력을 받았다”면서 “검찰 수사팀의 추척 방법, 휴대전화 사용 방법 등을 알려주며 도주를 권유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대포폰을 사용하고 이동 때는 택시를 여러 번 갈아타는 방식으로 도피생활을 했는데 이 같은 도피 과정에 검찰 측이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심지어는 검찰 관계자들이 수사 진행 상황을 전달해 줬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 전 회장은 “야당 정치인은 검찰에 말씀드렸는데 어떤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반면 여당 정치인은 라임 펀드와 아무 관련없다고 얘기했는데도 5년도 넘은 사건을 6개월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그 계기를 윤 총장의 ‘독재와 전체주의’ 발언으로 꼽았다. 윤 총장은 지난 8월3일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주의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게 진짜 민주주의”라고 발언했다. 당시 현 정부를 겨냥한 작심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도 김 전 회장의 옥중 입장문이 도마에 올랐다.
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추 장관이) 검찰에 자기 입장을 내야 하면 총장을 통해 해야지 총장을 배제할 권한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법조계에서는 검찰청법 위반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쟁탈전을 벌이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또 윤 총장은 “일선 검사들 상당수는 수차례에 걸친 수사지휘권 발동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일선 검사들이나 수사관 상당수가 중범죄를 저질러 장기형을 받고 수감 중인 사람의 이야기를 (믿어서 되겠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은 거의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람인데 이런 사람 이야기를 갖고 총장 지휘권을 박탈하고 검찰을 공박하는 것은 정말 비상식적”이라고 따졌다.
아울러 윤 총장은 라임 사건 수사팀에 파견한 4명의 검사 가운데 김 전 회장의 룸살롱 접대를 받은 검사는 없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지난 2월 대검찰청이 추천해 라임 수사팀에 파견된 4명의 검사 가운데는 문제되는 룸살롱 접대 검사는 없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사들 술접대 의혹에 대해 검찰 수장으로서 국민들에게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조사 결과를 보고 확정된 사실을 가지고 하겠다”고 답했다.
서울남부지검 검사 로비 의혹 전담수사팀은 전날 오전 9시부터 6시간 동안 서울 서대문구 한 법무법인을 압수수색했다. 김씨를 변호하면서 검사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 받고 있는 A변호사 사무실이 있는 곳이다.
앞서 법무부는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김 전 회장이 지목한 검사들에 대해 뇌물수수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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