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추미애 사단’으로 평가받는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의 사의 표명에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를 기소하고 지난 8월 남부지검장으로 영전해 추 장관의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추 장관은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라임 관련 사건을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여야 할 중대한 시기에 상급기관과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된 철저하게 수사에 관한 책무와 권한을 부여 받은 검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은 흔들림 없이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진실 규명에 전념할 것을 당부드리며 독립적인 수사지휘 체계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금명간 후속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박 지검장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면서 사의를 표했다. 박 지검장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봉현의 2차례에 걸친 입장문 발표로 그동안 라임 수사에 대한 불신과 의혹이 가중되고 잇고 나아가 국민들로부터 검찰 불신으로까지 이어지는 우려스러운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면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남부지검장으로서 검찰이 이렇게 잘못 비춰지고 있는 것에 대해 더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러 며칠 동안 고민하고 숙고하다 글을 올린다”고 설명했다.
박 지검장은 지난 8월 서울남부지검장으로 부임해 1조 6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일으킨 라임 사태 수사를 맡아 지휘 중이었다. 그러나 최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전 회장의 두 차례 입장문 발표 이후 검사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추 장관은 지난 19일 라임 사태 수사와 윤 총장 본인, 가족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해 서울남부지검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총장 지휘를 받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의 수사지휘를 내렸다.
박 지검장은 “검찰총장 지휘 배제 주요 의혹들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면서 “검찰청법 제9조 입법취지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검찰권 행사가 위법하거나 남용될 경우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박 지검장은 “지난 2005년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 당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를 수용하고 사퇴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다”라면서 “그때 평검사인 저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이제 검사장으로서 그 당시 저의 말을 실천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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