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아들에게 일명 ‘황제휴가’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정치권에서 불거지며 정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가운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병역 중인 아들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KBS 탐사K는 22일 김 의원의 아들 A씨가 근무한 공군 제10전투비행단(10전비)에서 2차례에 걸쳐 첩보보고서가 작성돼 군 본부에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첩보는 A씨 소속부대 최고 책임자였던 준장 박칠호 비행단장이 A씨에게 특혜를 제공해 물의를 일으켰다는 내용이었다.

2건의 첩보보고서는 A씨의 상급자이자 박 단장의 부하인 2명의 군사경찰대대장이 각각 작성한 것이었다. 이들은 박 단장이 A씨가 장염을 앓았을 당시 부대간부들에게 부대 밖 죽 전문점에서 죽을 사서 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명시했다.

더구나 첩보에는 박 단장 외에도 죽 전달을 요청한 사람이 등장했다. 국회에서 근무하는 국방부 협력담당관 이 모 대령이다. 이 대령은 A씨에게 죽 좀 사다주라며 A씨의 부대 대대장인 박 모 중령에게 부탁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 때문에 정황상 김 의원 혹은 김 의원의 측근이 이 대령에게 혹은 이 대령과 박 단장 모두에게 A씨의 상태를 알렸고, 이들이 박 중령에게 죽 심부름을 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심지어 A씨가 특정 죽 메뉴를 희망했고 해당 죽이 배달됐다는 증언까지 있었다.

하지만 일련의 의혹에 문건을 작성한 대대장과 박 단장, 이 대령, 박 중령 등 부대 관계자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등의 말만 남긴 채 입을 닫았다. 김 의원만 “의원실에서 군에 요청했다는 전제 자체가 허위다. 차남이 아팠다는 상황을 나중에 알았을 정도”라고 일축했다.

이어 “당시 차남은 심한 장염 및 설사, 탈수증세로 항공의무대대에서 링거를 맞고 하루 입원을 한 후 퇴원해 생활관에서 종일 아무것도 못 먹고 누워있었다”면서 “죽을 제공한 것은 당시 부대 자체판단으로 시행한 것으로 ‘부하를 사랑하는 상사’ 등 미담으로 회자 될 수 있는 사안이 악의적으로 왜곡돼, 제공한 분에게 오히려 죄송한 마음까지 든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떻게 박 단장이나 이 대령이 A씨의 상세를 알 수 있었는지, 왜 부대 최고 지휘관이자 직속상관을 상대로 아랫사람이 그것도 2명이나 첩보형태로 상급부대에 ‘특혜의혹’을 보고했는지 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겨진 상태다. 한편 KBS는 첩보문건과 관련된 추가의혹보도를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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