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준일 없으니 더 잘 나가네

삼성, 김준일 없으니 더 잘 나가네

기사승인 2020-11-12 15:18:14
지난 1일 KCC전에서 오른쪽 발목 인대 파열 부상을 입은 김준일. 사진=한국농구연맹 제공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다.

삼성은 올 시즌 초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개막 후 첫 7경기에서 1승 6패로 최하위로 쳐졌다. 매 경기마다 3쿼터까지 좋은 경기를 펼치다가 4쿼터에 무너지는 경우가 잦았다. 올 시즌 최하위는 삼성일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삼성이 최근 살아나기 시작했다. 최근 6경기에서 5승 1패를 거뒀다. 압도적인 경기력은 아니지만 모든 선수들이 끈질긴 플레이로 승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팀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현재 삼성은 고양 오리온과 함께 6승 7패로 공동 6위에 올라있다.

절망적이었던 삼성이 어떻게 살아난 것일까.

아이러니 하게도 팀의 대들보인 김준일이 결장한 이후부터 삼성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김준일은 국가대표 뿐만 아니라 삼성의 핵심 자원인 선수다. 8경기에 출전해 12.4득점 5.8리바운드를 기록 중이었다. 삼성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였다. 김준일이 오른쪽 발목 인대 파열로 약 6주 가까이 이탈하게 되면서 삼성은 더욱 위기에 몰리는 듯 했다.

김준일이 빠지면서 실제로 삼성의 득점은 크게 줄었다. 삼성은 김준일이 있을 때 까지는 평균 86.75득점을 기록했지만 김준일 없이 평균 78.2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80득점을 넘은 경기는 단 한 경기도 없었다.

삼성의 외국인 선수 아이제아 힉스(파란색). 사진=한국농구연맹 제공
다만 공격 효율성이 크게 올랐다. 김준일은 공격 범위가 2점 라인 안에 한정될 정도였다. 김준일이 빠지면서 삼성의 공격 범위는 크게 넓어졌다. 특히 이전까지 김준일과 동선이 겹치던 아이제아 힉스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힉스는 김준일이 빠지자 골밑 공격이 아닌 3점 라인 밖에서 공격을 하고 있다. 공격 공간이 넓어진 힉스는 편하게 골밑까지 돌파를 할 수 있게 됐고, 돌파가 막히더라도 패스를 해 다른 선수들의 득점을 돕기도 했다. 힉스의 조율 아래에 선수들이 모두 살아나기 시작했다.

김준일을 대신해 선발로 나서고 있는 장민국의 활약도 돋보인다. 장민국은 최근 5경기에서 8.6득점을 올리고 있다. 특히 3점슛을 경기당 2.2개를 터트릴 정도로 삼성의 외곽을 책임지고 있다. 김준일 이탈의 최대 수혜자다. 이외에도 김동욱, 김현수, 이호현 등 많은 선수들이 3점슛 지원에 나서며 삼성의 승리에 이바지하고 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력도 크게 향상됐다. 김준일은 공격력 대비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신의 매치업을 놓치거나 밀리는 경우가 잦았다. 그러다보니 승부처에서 상대팀들은 김준일을 공략하는 경우가 잦았다. 또한 골밑을 지켜야 하는 김준일과 힉스의 호흡이 그리 좋지 않았다.

삼성은 시즌 초반 평균 94.1점을 실점했지만 최근 6경기에서는 74.8점만 내줬다. 평균 실점이 20점 가까이 줄었다. 힉스가 현재 블록을 평균 2.2개를 기록하며 골밑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고 있다. 이외에도 임동섭, 장민국 등 장신 포워드이 온 힘을 다해 김준일의 공백을 채우고 있다.

공수가 안정되면서 ‘4쿼터 공포증’도 떨쳐낸 삼성이다. 이전까지 4쿼터에 많은 점수를 내주면서 역전패를 수 차례 당한 삼성이지만, 이제는 역전을 내주지 않고 끝까지 승리를 지켜내고 있다.

기세를 탄 삼성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은 오는 14일 공동 6위인 고양 오리온과 맞붙는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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