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아버지 A씨는 11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가족회의를 할 때) 우리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사건을 당하고 12년 만에 처음 있었던 일이다. 다 같이 울었다”면서 “지켜주지 못한 부모로서 할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끔찍한 사건을 겪고도 계속 안산에 남으려고 했던 것은 피해자가 도망가는 모습을 보이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였다”면서 “그러나 아이도 힘들다고 하고, 이웃 주민들에 대해 미안함도 커서 이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민들에겐 감추고 싶은 사건이 12년째 회자가 되고, 범인의 출소까지 논란이 되니 이젠 제가 주민들께 죄인이 되는 기분”이라며 거듭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조두순을 향해 “조금이라도 반성을 했다면 안산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심은 절대 해서는 안 된 다. 그건 짐승만도 못한 짓”이라고 분노했다.
이어 그는 “터전을 버리고 떠난다고 해서 받은 피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떠난 곳이 천국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을 것”이라며 “그래도 조금이나마 안정감이 드는 곳에서 아이가 받은 상처가 아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나영이 가족이 이사를 할 수 있게 된 데에는 모금 운동의 도움이 컸다.
A씨는 “2억 원 넘는 돈이 성금으로 들어왔는데 여러분들이 도움을 주시지 않았다면 이사를 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피해자를 위한 모금운동은 시작 5일 만에 1억 원을 넘어섰으며 지난 9일 기준으로 4942명이 모두 2억 5111만 320원을 보내왔다. 모금 운동은 이번 달 30일까지 진행되며 성금 전달식은 내달 1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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