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둘러싼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당시 청와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이던 금 전 의원에게 공수처법 통과를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 전 의원은 18일 오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야당은 10개를 양보하고 하나씩 얻어내야한다”며 공수처법 통과에 대한 청와대와 여당의 뒷이야기를 설명했다.
그는 “2017년 대선으로 정권교체가 된 후 가을에 청와대에서 공수처 문제로 법사위 간사인 저를 찾아온 일이 있었다”며 “청와대 측의 요청은 연말까지 공수처법을 통과시켜달라는 것이었는데, 저는 ‘야당을 설득하지 못하고 어떻게 공수처법을 통과시키느냐. 아무리 나한테 얘기를 해봤자 야당이 동의를 안 하면 통과가 안 된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자 청와대에서 오신 분이 ‘우리가 바보인줄 아느냐. 연말까지 공수처법이 통과되지 않을 것을 우리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강력하게 공수처를 추진하고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면 민주당은 개혁세력, 자유한국당은 수구세력으로 보이지 않겠느냐. 그러면 다음해에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둘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금 전 의원은 당시를 회고하며 “저는 황당했다. 공수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인지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일화를 들며 금 전 의원은 야당의 변화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여당은 그런 싸움을 오래 갈수록 좋아한다. 여당은 어떤 일을 추진하려는 개혁세력, 야당은 기득권을 옹호하려는 세력으로 비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야당이 선거 패배 때와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 대안으로 선택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국은 여당이 주도권을 쥘 수 밖에 없다. 야당은 패배에 따른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변신의 노력을 한 ‘대안세력’으로 바뀌었다는 인식을 유권자에게 줘야한다”며 “지는 프레임에 계속 매달려 있으면 영원히 지는 세력이 되는 것”이라고 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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