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32명’ 노량진 비상에도 임용고시 강행…증상 숨기고 응시 우려도

‘최소 32명’ 노량진 비상에도 임용고시 강행…증상 숨기고 응시 우려도

기사승인 2020-11-20 17:37:32
▲사진=20일 서울 동작구보건소에 차려진 선별진료소에서 학원생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서울 영등포구 노량진 유명 임용고시 준비 학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무증상 감염자나 증상을 숨기고 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생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며 21일 임용고시를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2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노량진 고시학원 관련 확진자는 32명이다.

발생지역은 다양하다. 확진자 거주지 기준 서울 13명, 경기 7명, 인천 3명, 전북 6명, 광주 1명, 충남 1명, 충북 1명 등이다. 전국의 수험생이 모여드는 고시학원 특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노량진 고시학원 집단감염은 인천 남동구 가족·지인 확진 과정에서 확인됐다. 지표환자로부터 가족·지인·방문자가 감염됐고 다시 이들의 지인들이 식당·모임·고시학원 등에서 추가 감염됐다. 꼬리를 물던 n차 감염이 밀폐·밀집된 환경에 있는 고시학원에서 폭발한 것이다. 동작구는 지난 19일부터 학원 수강생과 직원 2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벌이고 있다.

문제는 중등 임용고시가 연기 없이 21일에 치러진다는 점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서울 중등 임용시험에는 중등교과교사 4670명 등 총 6238명이 응시할 예정이다.

임용시험을 하루 앞두고 수험생들이 대거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시교육청은 “자가격리자는 별도 시험장 1개를 마련했다”며 예정대로 시험을 강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는 의심환자의 경우 최대한 응시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확진자의 경우 시험 응시를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험을 앞두고 증상이 있어도 무리하게 약을 먹어가며 시험 준비를 강행한 사람들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중등 임용고시 시험을 연기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하루빨리 지긋지긋한 수험생활을 끝내고 싶은 수험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임용고시는 시험 제도상 자신이 응시한 지역으로 이동해 시험을 치러야 한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동을 하게 된다”면서 “서울, 강원, 순천 등 현재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지역의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현재 시점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임용고시 중간에 점심도 먹어야 하는데 칸막이도 없는 교실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밥을 먹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면서 “임용고시 응시생 중에는 학교에서 기간제, 시간강사 등으로 이미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도 꽤 있다. 이들이 다시 학생들이 있는 학교로 돌아갈 경우 만약 시험 장소에서 확진자가 나온다면 그 파장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청원에는 이날 오후 5시30분 기준 3000여명이 동의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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