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400명대 코앞...유통街 3차 위기 “하필 연말에”

확진자 400명대 코앞...유통街 3차 위기 “하필 연말에”

기사승인 2020-11-24 05:00:11
지난 2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대형 임용고시 학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가운데 이날 오후 학원가 학생들이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코로나19 3차 유행 현실화에 유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소비 쿠폰과 연말 할인 행사로 가까스로 살아난 소비 심리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말 쇼핑 특수와 맞불려 4분기 실적 반등을 기대하던 업계에선 당혹감이 역력하다.

23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날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271명으로 집계됐다. 엿새 만에 300명 이하로 감소했지만 진단검사 수가 감소한 ‘주말 효과’의 일시적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감염이 본격화한 이달 8일부터 16일 연속 세 자릿수 확진자를 이어가면서 ‘3차 유행’이 사실상 현실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당국은 향후 신규 확진자가 400명, 다음달 초에는 600명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지난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유행 예측지표인 감염 재생산지수가 1.5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확진자 1명이 1.5명 이상을 감염시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동절기로 접어드는 것도 큰 위험요소로 꼽힌다. 

이에 따라 24일 0시부터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2단계로 격상됐다. 방역조치가 강화되면서 유통업계도 다시 긴장하고 있다.

당장 오는 29일까지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의 겨울 정기 세일이 진행된다. 대형마트도 이달 김장과 월동준비 수요에 맞춰 오프라인에서 대규모 생필품 할인전을 열고 있다. 매출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한 대형마트의 매출은 2주전 대비 약 7% 감소했다. 전년 대비로는 10% 가까이 줄었다. 의류 위주인 백화점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아우터 등 겨울 대목을 맞아 매출이 회복하는 듯 했으나 같은 기간 많게는 20%까지 매출이 떨어졌다. 지난 9월 거리두기 2.5단계 당시에는 백화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까지 급감하기도 했다.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 / 사진=쿠키뉴스DB
자영업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2단계 격상으로 음식점은 밤 9시 이후 포장과 배달만 허용된다. 카페 프랜차이즈는 매장 내 취식이 금지 되고.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이번 조치는 소규모 개인 카페도 적용된다. 매장 이용 고객이 포장‧배달 고객에 비해 절반 이상 많은 커피전문점은 그만큼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가장 뼈아픈 것은 연말 대목을 통째로 날릴 수 있다는 우려다. 크리스마스와 연말모임이 있는 12월은 한해 최대 수요가 몰리는 시기다. 유통업계는 물론 자영업자들로 연말연시 모임과 선물 등 수요로 많은 매출을 올려야하는 시기지만 코로나19로 불투명해 진 것이다.

만일 3단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될 시에는 사실상 ‘셧다운’ 상태로 올해를 마무리하게 된다.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기준은 주 평균 국내발생 일일 확진자 수가 전국 800명~10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현상(확진자 발생 규모가 전날보다 2배 이상 증가)이 일어났을 때다. 필수적인 사회‧경제활동 외에 모든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목욕탕, 사우나, 오락실, 영화관, 헬스장 등의 영업이 아예 중단된다.

이번 3차 확산이 연말 대목에 직격타가 될까 업계는 노심초사한 모습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2단계가 유지되는 선에서는 큰 피해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까지 소비 심리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관건인데, 2단계 이상으로 방역단계가 올라가면 아무래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있었다”면서도 “지난 거리두기 2.5 단계를 거치며 방역 상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왔고, 온라인 유통망 등 개선 등 노력을 해온 만큼, 피해는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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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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