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다다른 롯데, 최악 실적에…‘인적 쇄신론’ 솔솔

한계 다다른 롯데, 최악 실적에…‘인적 쇄신론’ 솔솔

기사승인 2020-11-25 05:17:18
신동빈 회장 / 사진=롯데지주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인 롯데그룹이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신동빈‧신동주’ 형제 간 경영권 다툼은 일단락 됐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롯데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그룹 안팎에선 내수 소매 유통업 위주인 롯데의 사업 방식이 이젠 한계에 봉착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는 롯데가 이번 연말인사에서 대규모 인적 쇄신 작업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만큼 신동빈 회장의 위기의식이 크다는 방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동빈 회장은 학계 등 전문가들을 만나 그룹이 처한 위기의 근본적 문제들에 대해 청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 회장은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한 롯데의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와 디지털 전환에 등 대해 조언을 구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롯데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크게 유통, 화학·건설, 관광·서비스, 식품 네 가지로 구분되는데 유통 부분의 매출 비중이 36%로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핵심인 유통 사업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는 점이다. 그룹 차원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을 론칭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찻잔 속 태풍’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시를 통해 지난 3분기 롯데쇼핑 기타 사업부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 1370억원과 영업손실 8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6%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40억원 늘었다. 롯데쇼핑 기타 사업부에는 롯데온을 운영하는 롯데e커머스와 H&B스토어 롭스 등이 포함돼 있다. 

사진=롯데
롯데쇼핑도 녹록지 못한 상태다. 올해 1~3분기까지 롯데쇼핑의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8.1% 감소한 12조2285억원, 영업이익은 57.2% 급감한 16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구조조정으로 몸집도 줄이고 있다. 올해 3분기 롯데쇼핑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00명 넘게 감원했다. 폐점한 곳이 가장 많은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인력 감소폭이 가장 크다. 최근엔 희망퇴직 대상을 과장급까지 확대, 인력 감축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쇼핑과 그룹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롯데케미칼의 상황도 좋지 않다.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5조9578억원, 영업손실 5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3% 감소했다. 3분기에는 반등에 성공하며 영업이익 1938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대비로 보면 39.3% 감소한 수치다. 석유화학 업황 침체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4분기에도 좋은 성적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주력 부문 경쟁력 강화와 미래 먹거리 창출 등 롯데그룹은 갈길이 멀다. 이번 인사 쇄신 폭도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지난 8월에는 창사 이후 처음 단행된 비정기 인사를 통해 그룹 2인자 황각규 전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용퇴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은 외부 인물을 추천받는 등 이번 인사를 위해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희태 유통BU장 / 사진=연합뉴스
롯데지주는 오는 26일 이사회를, 계열사들은 그 뒤 이사회를 각각 열고 임원 인사를 확정 지을 예정이다.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롯데그룹의 주요 부문(Business Unit·BU) 모두 상당한 인적 변화가 예상된다.

실적 악화에 따른 문책성 인사와 함께 대대적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개 BU장 중 강희태 유통BU장, 이영호 식품BU장(사장), 김교현 화학BU장(사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들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수혈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롯데쇼핑은 핵심 조직인 쇼핑 헤드쿼터(HQ) 기획전략본부장으로 외국계 컨설팅업체 근무 경력이 있는 젊은 외부 인사를 기용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가 코로나19 사태에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젊은 인재를 추가로 기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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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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