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3차 유행이 시작되며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난색을 표했던 여당도 긍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서며 지급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이에 따라 예산확보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국회에서 2021년도 예산안을 심사하기 전부터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요구해왔다. 지난 24일에는 3조6000억원 규모의 재난지원금 예산을 본예산에 편성하고 생계가 어려운 위기가구와 경제적 피해를 겪고 있는 업종을 대상으로 지급해야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국민여론도 지급을 희망하는 쪽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4일 여론조시가관 리얼미터가 공개한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p)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56.3%)가 지급에 찬성했다. 반대는 39.7%였다.
그간 지급에 반대 의사를 밝혀온 더불어민주당도 입장을 선회했다. 이낙연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특별히 큰 고통을 겪으시는 계층을 특별히 지원해야 한다”면서 “재난피해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고 지급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 공식명칭을 ‘재난피해지원금’으로 정하고 “이 문제를 우리 당이 주도적으로 대처하기 바란다”며 “마침 예결위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고 있으니, 취약계층 지원책을 예산안에 반영하는 방안을 정부와 함께 찾고, 야당과도 협의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화답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연말연시 매출을 기대했던 피해업종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 경제적 타격이 클 것”이라고 예상하며 “당장 피해가 큰 업종 긴급지원과 위기가구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급 방식과 대상, 지급을 위한 예산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리얼미터 조사결과에서 국민들은 ‘선별’보다는 ‘보편’ 지급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편지급 방식을 주장해온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이날 보편지급을 재차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선별지급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양당 모두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혹은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피해를 입게 된 소상공인과 복지 사각에 놓인 특수고용직종 등 생계가 어려운 위기가구를 중심으로 예산을 편성하자는 유사 의견을 내놓고 있다.
관건은 예산이다. 국민의힘은 예산안 심사를 시작하며 천명한 바와 같이 ‘한국판 뉴딜’ 관련 예산 21조3000억원 중 전시·낭비성 예산 등 50% 이상을 삭감해 재난지원금을 편성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대로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국가 대전환의 종잣돈’이라며 한국판 뉴딜 예산은 손 댈 수 없다고 맞선다. 대신 추가국채 발행을 통해 예비비 성격으로 본예산에 편성하자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다만 아직 그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예비비 규모도 문제다. 이미 정치권에서 코로나19 백신 수급비용을 예비비로 편성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다 재난지원금 지급예산까지 더해질 경우 예비비가 비정상적으로 많아져 본래 목적에 맞게 사용되지 못하거나 불용에 의한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정치권의 논의가 어떻게 흘러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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