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선감학원사건 피해사례 조사․분석 추진 결과보고

경기도, 선감학원사건 피해사례 조사․분석 추진 결과보고

선감학원 입소자 93명 설문조사 결과 93.3% 구타 경험, 98% 강제노역

진실규명 위해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와 적극 협력

기사승인 2020-12-07 11:41:59


[수원=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경기도 안산의 선감학원사건 피해자들의 93.3%가 구타를 당했다고 답하는 등 신체폭력과 성폭력, 강제노역 같은 심각한 인권침해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퇴소 후에도 학교교육을 받지 못하고 경제적으로도 빈곤하게 살고 있어 선감학원에서의 경험이 삶 전체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 조선소년령 발표에 따라 안산시에 설립된 감화원으로, 해방 후에도 폐원되지 않고 부랑아 갱생과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도심 내의 부랑아를 강제로 격리·수용했다. 이후 1982년까지 국가폭력 수용시설로 운영되어 아동인권유린이 자행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7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선감학원사건 피해사례 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부지사는 "이번 연구는 선감학원 진실규명 조사의 첫 시작이며, 공식적으로 접수된 피해사례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것"이라며 "보고서는 피해자들의 삶이 피폐해진 과정을 관련문헌과 현장조사, 설문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도는 지난 4월 16일 선감학원사건 피해자신고센터 개소 이후 90여 명의 신규 피해사례 접수를 받았다. 연구를 수행한 경기연구원은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사망자․주소불명자․단순전화접수자를 제외한 선감학원 입소자 중 93명이 설문에 응답한 내용을 중심으로 조사 분석을 추진했다.

응답자의 평균연령은 63.5세이며, 이들의 입소 당시 나이는 11~13세가 40.4%를 차지했다. 입소기간은 최소 1년 이하에서 최대 11년이었으며 평균 4.1년으로 나타났다. 2년, 3년간 머물렀다는 응답자가 각각 23%, 22%로 가장 많았다.  

입소생활 중 거의 대다수는 기합(93.3%)과 구타(93.3%), 언어폭력(73.3%)을 겪었으며 성추행이나 강간을 당한 경우도 각각 48.9%, 33.3%로 조사됐다.

강제노역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98%가 풀베기, 잡초제거, 양잠, 축사관리, 염전노동, 농사, 나무베기 등 노역을 한 경험이 있었고 일주일 7일 모두 노역에 참여한 경우가 53.5%에 달했다. 일주일 평균 노동일은 6일, 평균 노동시간은 9시간으로 조사돼 아동을 대상으로 한 강제노역 행위가 지속적이었음이 드러났다.

또한 응답자의 96.7%가 사망자 목격경험이 있으며 특히 시신처리에 동원된 경우가 48.4%에 이르렀다.

제2기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오는 10일 정식 출범해 2022년 12월 9일까지 위원회 및 각 지자체 접수처를 통해 진실규명 신청을 받는다.

bigman@kukinews.com
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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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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