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홍정욱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정계복귀설이 본인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하지만 정치권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시대정신에 부합한다면”이라고 정계복귀의 전제가 아직은 마련되지 않은 듯하다.
당장 홍 전 의원이 적을 뒀던 보수진영의 러브콜은 지난 20대 국회 중반인 2018년 6월 지방선거가 사실상 마지막이었다. 자유한국당 시절이었던 당시 홍준표 대표는 홍 전 의원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제안했다.
하지만 홍 전 의원은 이를 거절했고, 자유한국당은 인물난에 시달리다 참패했다. 이후 홍 전 의원은 ‘기업인’으로서 생활해왔고, 지금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인 국민의힘에서는 홍 전 의원에 대한 어떤 기대도 갖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 위원장 본인 또한 지난 9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젊기만 하다고 서울시장이 될 수 있다고 보진 않고, 인물만 잘났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홍 전 의원을 평가했다. 같은 달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도 홍 전 의원의 영입설에 “답변할 이유를 느끼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정치권 내 여론도 좋지 않다. 딸 홍 모씨가 지난해 9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변종마약인 액상대마 카트리지 6개와 LSD 등을 밀반입하려다 적발돼 최근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는 것이 문제시되고 있다.
더구나 홍 전 의원 본인도 2005년 3월 본인소유 기업인 코리아헤럴드의 사옥을 헐값에 매각해 회사에 거액의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데다, 가족을 본사 및 계열사 직원으로 허위채용한 후 임금을 지급했다는 의혹도 불거지며 송사에 휩싸인 상황이다.
심지어 개인의 인식과 행동까지 지적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홍 전 의원이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시가(cigar)를 들고 멋을 내는 사진을 올린 것을 두고까지 “딸이 마약으로 난리친 게 엊그제인데 시가 피는 사진을 올리는 게 제정신인지 모르겠다. 국민 정서파악이 이렇게 안 되나, 기가 차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한편 홍 전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타고난 리더나 영원한 리더는 없다. 리더의 조건은 개인이 아니라 시대가 정한다”는 글과 함께 에세이 형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담아냈던 본인의 블로그 글을 연결시켰다.
그리고 블로글에는 “리더의 조건은 개인이 아닌 시대가 정한다. 시대는 때로 혁명가 또는 관리자를 요구하고, 때로 엘리트 또는 서민을 선호하며, 때로 젊은이 또는 원로를 필요로 한다”면서 정계복귀설을 불러온 “내 개성과 역량이 시대정신과 경영 환경에 부합하면 직접 나서고, 그렇지 못하면 이에 적합한 리더를 선별해 일을 맡겨야 한다”는 말이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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