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최근 국내증시는 연일 이제껏 가보지 못했던 고지를 밟고 있습니다. 새해와 함께 열린 코스피 3000시대. 코스피3000의 주역은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입니다. 지난해 3월 하락장에서 거센 매수행보로 지수 하락을 방어하고, 증시를 견인해냈죠. 이제 동학개미들이 코스피를 3000 반열에 올려놨습니다. 새해 첫날부터 1조원이 넘게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은 조단위 매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11일 개인 투자자는 국내증시에서 4조원대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코스피 3000 돌파는 처음 1000선을 돌파한 이후로는 32년만, 코스피 2000 돌파 이후로는 13년 5개월 만의 일입니다. 지난 2007년 7월25일 처음으로 2004.22를 기록하며 2000선을 넘어섰죠. 코스피가 1000선에서 2000을 넘어서기 까지는 약 18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외환위기 등 큰 사태를 넘어서고 경제 회복기를 거치면서 2000을 넘어서자, 당시에는 상승가도만 남았다는 낙관적 전망이 돌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코스피는 오랜 시간 2000선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오랜 기간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피(박스권+코스피)’라는 별명이 따라붙기도 했습니다.
코스피가 오랜 시간 박스피로 불린 데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한몫 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불투명한 지배구조, 성장에 대한 의문 등이 한국 증시에 대한 우려로 늘 존재하면서 발목을 잡았죠. 혹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역설적으로 한국에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합니다. 다른 국가에서 코로나19가 거세게 퍼지던 시기에 빛났던 K 방역 덕분에,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와 코스피 3000을 함께 맞이하게 됐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코스피 3000. 과연 단기간의 고점 정복에 그치지 않고 안착할 수 있을까요. 금융투자업계에서는 3000선 흐름을 보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무난하게 지속될 것이라는 입장에서는 현행대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문제 없이 진행된다면 풍부한 시장 유동성으로 인해 올해 하반기 까지는 큰 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또 부동산 시장 보다, 증시로 자금 흐름을 유도하는 정부 정책도 상승세 지속에 한몫 하고 있는 상황.
증시 과열을 우려하는 측에서는 급격한 조정이 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전망합니다. 코스피 과열을 의미하는 지표들이 위험 수위에 도달해 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는 겁니다. 과거 IT 버블, 금융위기 직전과 비교해 유사한 위험징후가 보인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망은 엇갈리지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현재 상승 속도에 대해서는 모두 입을 모아 과하게 빠른 경향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시장 흐름을 지켜보며 추후 다가올 변동성에 대한 적절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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