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을 형사처벌하는 중대재해법이 최근 국회를 넘었다.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건설업계는 현실적으로 수많은 건설현장에서 근로자의 사망사고를 원천 차단하기는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다만 이러한 아우성 속에서도 건설현장의 근로자 사망사고 ‘제로(0)’에 성공한 기업들이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26일 본사에서 특별한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단 1건의 근로자 사망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점을 자축하고, 올해도 사망사고 근절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우수협력회사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했다. 시상의 중요 키포인트는 안전이였다.
HDC현산은 건설현장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협력사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협력회사의 동참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냈다. 지난 1994년 건설업계 최초로 협력회사 사장단으로 구성된 ‘안전·품질 위원회’를 출범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권순호 HDC현산 대표이사도 이날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바탕으로 지난 한 해 동안 협력회사 및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로 사망재해 제로 달성과 부상 재해를 현저히 줄일 수 있었다”며 사망사고 ‘제로’의 성과를 협력사들에게 돌렸다.
여기에 HDC현산의 시스템적 안전 장치들이 보강되면서 근로자 사망사고 제로의 성과가 창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시스템’, ‘스마트 안전’, ‘안전 문화’를 주제로 3개 부서를 신설하는 등 안전보건조직을 재편했다. 또한 ‘2022 스마트 제로’ 전략 등 장기적인 안전 플랜을 마련함으로써 전사적 안전 시스템 구축에 노력했다.
HDC현산 관계자는 “지난해 사망사고 제로의 목표를 달성했다”며 “이는 업계에 사망사고 제로가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큰 희망을 던졌다”고 말했다.
HDC현산과 함께 지난해 안전경영에 빛나는 성과를 창출한 곳이 한 곳 더 있다. 국내 시공능력 1위의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기준 근로자 무사망사고 달성에 성공했다. 다만 컨소시엄으로 사업을 진행중인 건설현장의 타 건설사 작업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며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물산의 사고예방 노력도 건설현장 근로자의 대부분이 협력회사 소속이라는 점에서 HDC현산과 기본적인 틀은 비슷하다. 주목할 점은 삼성물산은 협력회사의 안전 노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점이다.
삼성물산은 협력회사 가운데 안전활동 우수사를 선정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더욱이 지급한 인센티브가 직접 현장에서 활동하는 근로자들에게 지급될 수 있도록 협력회사 관리자,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우수직원 선발·시상을 진행하고 있다. 반대로 기준에 미달하는 업체는 협력회사 등록을 취소하는 등 안전에 대한 동기와 책임을 부여하고 안전인증 지원 및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안전과 관련된 엄격한 사회적요구가 현실화 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모든 임직원이 일과 행동의 최우선 가치에 안전을 두어 재해 없는 회사로 만들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