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판사들에게 ‘알아서 기어’ 명한 것”… 野, 법관 탄핵 맹공

“與, 판사들에게 ‘알아서 기어’ 명한 것”… 野, 법관 탄핵 맹공

민주당, 오늘 탄핵안 발의… 160명 참여, 의결 정족수 넘겨

기사승인 2021-02-01 13:20:08
강민정‧용혜인‧류호정‧이탄희(좌측부터) 등 국회의원 4명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법농단에 연루된 법관 탄핵을 제안했다. 사진=최기창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여권이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임성근 고등법원 부장판사의 탄핵을 추진 중인 가운데 야권이 이를 ‘사법부 길들이기’로 규정, 맹비난에 나섰다.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1일 논평을 내고 여권의 ‘법관 탄핵’이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헌정사에 오점으로 남을 첫 법관 탄핵이 목전까지 다가왔다”며 “정부여당이 찍어내려는 판사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2월 말까지 퇴임을 앞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여권의 법관 탄핵이 현재 진행 중인 여권 인사들의 수사에 영향을 주기 위함이라고 주장하며 “국회에서 가결되더라도 헌재에서 각하 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큰 ‘부관참시형 탄핵’을 밀어붙이는 이유가 너무도 뻔하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김경수 경남도지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해 여당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을 내린 법관들을 향한 위협이자 보복의 수단이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도 “판사들에게 ‘알아서 기어라. 안그러면 가만 안두겠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버스가 지나가도 한참 지나갔다”며 “1년 전에 이 사건의 1심 판결이 났다. 갑자기 1년 뒤에 웬 뚱딴지 같이 탄핵을 한다고 나타났다”고 꼬집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에 대한 민생·방역 대응으로 탄핵이 늦어졌다는 여권의 주장에 대해선 “총선에 이긴 게 작년 4월이다. 압도적으로 이겼다”며 “얼마든지 할 수 있었는데 전혀 신경도 안쓰고 있다가 최근 법원이 말을 안들으니 본때를 보여줘야겠다는 것이다. 지금 월성 1호기 사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의 재판이 다 남아있지 않는가”라고 반박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들도 나서 일침을 가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친문진영에 불리한 판결을 하는 일선 판사들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라고 적었고 김근식 교수도 “자신들에 불리한 판결 내린 재판부를 정치 탄핵으로 쫓아내겠다는 공개적인 선전포고”라고 날을 세웠다.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페이스북에 “아무리 ‘내사람이 먼저’라지만 정도껏 해야한다. 수많은 범죄자들과 피의자를 지키기 위해 헌법 정신을 파괴하다니”라며 “오히려 법 위에 군림하려는 민주당의 섬뜩한 독재가 국민들에 의해 탄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임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임 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제기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 신문기자 재판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임 판사의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재판 개입 사실 관계 자체는 인정했다.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이 보고하고,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무기명투표로 표결해야 한다. 이에 따라 탄핵안은 2일 보고되고 4일 표결될 것으로 보인다. 공동발의 인원만으로도 최소 160명이 집계돼 의결정족수인 151명을 훌쩍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본회의에서 가결될 전망이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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