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이던 신천지, 다시 기지개 펴나…대학교서 포교 의혹 제기

숨죽이던 신천지, 다시 기지개 펴나…대학교서 포교 의혹 제기

기사승인 2021-02-02 13:28:04
지난달 30일 온라인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간부가 신천지 신도라는 의혹이 올라왔다. 

[쿠키뉴스] 최은희 인턴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1차 대유행의 근원지였던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최근 대학생을 대상으로 포교 활동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30일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간부가 신천지 신도라는 의혹이 올라왔다. 자신을 19학번 재학생이라고 밝힌 한 전남대 학생은 “전남대 총학생회 간부 A씨 소개로 만난 지인 B씨로부터 신천지 교리에 대한 문자를 받았다”라면서 해당 문자를 캡처해 올렸다.
지난달 30일 온라인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간부가 신천지 신도라는 의혹이 올라왔다. 제보자가 받은 문자 내용 캡처.

문자에 나오는 ‘씨’, ‘나무’ 등의 단어는 신천지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비유로 알려졌다. 씨는 하느님의 말씀, 나무는 사람을 뜻한다. 문자에는 링크도 첨부됐다. 링크는 신천지 교리를 안내하는 ‘말씀광장 사이트’로 연결됐다.

해당 글 작성자는 이들의 접근 수법이 신천지 전도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고도 주장했다. 글쓴이는 A씨, B씨와 보드게임 카페, 영화관 등을 함께 갔다며 “왜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렇게 잘해주지”라는 의문이 들었다고도 적었다. 또 B씨와 그의 지인들로부터 “신천지 수법 아느냐. 너도 당해봤냐” 등의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면서 잘 알려진 신천지의 전도방식이라고 했다. 의혹 당사자 A씨는 에브리타임에 자신은 신천지와 무관하다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여러 차례 올린 상태다.

광주 대학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신천지의 포교 문제로 과거부터 골머리를 앓아왔다. 대학 근처 신천지 관련 종교 시설이 다수 포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내에서 신천지 신도로부터 포교 당한 경험이 있다는 재학생의 증언도 나왔다. 현재 전남대학교에 재학 중인 강모(24·여)씨는 “입학하기 전부터 학과 내 신천지 신도가 한두 명씩 꼭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라면서 “신입생 OT 때도 유사종교를 주의하라는 관련 특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강씨는 “학교 내 주요 단체인 총학생회가 신천지와 연관되어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박태현 기자

전남대학교 관계자는 “과거에도 학교 근처에서 신천지를 비롯한 유사종교의 포교 활동이 종종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신입생 OT 등에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특강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남대학교 측은 최근 불거진 총학생회 구성원이 신천지와 관련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강림 구리이단상담소 전도사는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정황상 신천지 신도가 맞는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라며 “제보자가 적은 내용이 실제 신천지 신도들이 하는 전형적인 포교 수법과 굉장히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코로나 사태로 신천지가 위축되긴 하였으나 포섭 활동이 전면 중단된 것은 아니다”라며 “코로나 사태가 종결되면 다시 길거리에서 적극적으로 포섭 활동을 펼치는 등 재도약을 시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일한 광주이단상담소 목사는 “법원에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에게 정부의 방역 활동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이 문제”라며 “이는 신천지에 면죄부를 준 거나 마찬가지다. 포교 활동 재개에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hoeun2311@kukinews.com
최은희 기자
hoeun2311@kukinews.com
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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