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적시장 종료… 웃지 못한 해외파들

겨울 이적시장 종료… 웃지 못한 해외파들

기사승인 2021-02-02 16:58:32
베이징 궈안의 김민재. 사진=베이징 궈안 홈페이지 캡쳐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지난달 1일 시작된 유럽 축구 겨울 이적시장이 2일 오전 8시(한국시간) 종료됐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대형 이적은 없었다.

많은 한국 선수들이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팀을 옮길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구단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조용히 막을 내렸다.

△ 이적설 무성하던 대표팀 선수들, 소속팀 대거 잔류

지난해 여름에 팀을 떠나려던 김민재(베이징 궈안)와 이강인(발렌시아)은 이번에도 원소속팀을 떠나는 데 실패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소속팀 베이징이 1500만 파운드(약 225억 원)를 요구하면서 협상에 실패한 김민재는 겨울 이적시장 때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29)이 있는 토트넘부터 첼시 등이 김민재에게 관심을 보냈다.

하지만 베이징은 김민재의 이적료에 대해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또한 새롭게 베이징의 지휘봉을 잡은 슬라벤 빌리치 감독이 김민재의 잔류를 희망했다. 결국 김민재는 이번에도 유럽 진출에 실패했다.

다만 김민재는 오는 여름에 팀을 떠날 전망이 매우 높다. 올해 12월31일로 베이징과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김민재는 7월부터 보스만 룰(계약 만료를 6개월 남긴 선수가 자유롭게 이적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규칙)이 적용된다. 이적료 부담도 없어 많은 팀들이 관심을 보일 전망이다.

발렌시아의 이강인. 사진=EPA 연합
이적시장의 '뜨거운 감자' 이강인 역시 새로운 팀을 찾는 데 실패했다.

이강인은 올 시즌 초반 2경기에서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이강인은 발렌시아가 전통적으로 사용했던 4-2-3-1 포메이션의 2선 중앙에 적합한 유형으로 성장했지만, 발 빠른 선수를 중용하는 그라시아 감독에게 중용 받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단 1분만 소화하는 데 그치면서 발렌시아 생활에 마음이 뜬 이강인이다. 이강인이 팀을 떠나려하자 하비 그라시아 발렌시아 감독이 “이강인은 중요한 선수”라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그라시아 감독의 발언 직후 이강인의 출전 시간이 소폭 상승했지만, 제대로 된 출장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리그보다 국왕컵 같은 컵대회 출전이 늘어났으며 중요 경기에는 여전히 출전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강인의 계약 종료일은 다음해 6월30일이다. 발렌시아는 오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그를 팔아야 이적료를 조금이라도 더 챙길 수 있다.

RB 라이프치히의 황희찬. 사진=AP 연합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활약하다 지난해 여름 라이프치히 유니폼을 입은 황희찬은 리그 7경기를 포함해 총 9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 중 선발 경기는 단 2경기로, 평균 출장시간은 30분이 채 되지 않는다.

데뷔 무대였던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1라운드에서 선발로 나서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분데스리가에선 좀처럼 주전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엔 축구 국가대표팀의 오스트리아 원정에 참여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두 달 가까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황희찬은 임대 이적을 추진했다. 분데스리가 마인츠05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황희찬에게 관심을 표했다. 하지만 율리안 나겔스만 라이프치히 감독이 황희찬을 보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가운데 황희찬도 미팅을 통해 잔류를 결정했다.

독일 분데스리가2(2부리그) 이재성도 홀슈타인 킬에 잔류했다. 올 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이번 겨울에 이적이 유력했지만, 현재 리그 3위인 킬이 1부리그 승격을 위해 이재성의 이적을 막았다.

브라운슈바이크으로 이적한 지동원(오른쪽). 사진=브라운슈바이크 홈페이지 캡쳐
△ 이적 성공한 해외파들, 이승우는 포르투칼 이적 유력

소속팀에 잔류한 선수들이 있는가 하면, 이적에 성공한 해외파 선수들도 있다.

해외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마인츠의 지동원(30)은 분데스리가2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로 임대됐다. 

지난 시즌 마인츠로 이적했던 지동원은 부상으로 경기를 얼마 소화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정규리그 4경기 밖에 나서지 못한 지동원은 분데스리가2 15위로 밀려있는 브라운슈바이크의 '해결사'로 임대를 떠나게 됐다.

지동원은 브라운슈바이크 이적 후 첫 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약 한 달만에 경기에 나선 지동원은 지난달 30일 홀슈타인 킬전에서 후반 18분 추격의 시동을 거는 만회골을 도왔다. 지동원이 공식전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린 건 아우크스부르크 시절인 지난 2019년 3월2일 도르트문트전 멀티골 이후 700일 만이다.

FC서울로 이적한 박정빈. 사진=FC서울 제공
K리그에 돌아온 젊은 유학파 선수들도 눈에 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독일에서 유럽 생활을 한 박정빈은 K리그1(1부리그) FC 서울로 이적했다.

2012년 볼프스부르크 프로계약을 맺은 박정빈은 그로이터 퓌르트로 임대 이적해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독일 2부리그 칼스루에를 거쳐, 2015년 덴마크 수페르리가에 진출해 호보르IK와 비보르FF에서 활약했다. 지난해 스위스 세르베트FC로 이적해 해외 생활을 이어갔다.

한국 팬들에게 생소한 박정빈은 측면을 선호하는 공격수로 저돌적인 플레이와 강력한 슈팅이 강점이다. 전방부터 강한 압박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과감한 돌파와 정확한 킥을 자랑한다.

포르티모넨스 이적을 앞둔 이승우. 사진=신트트라위던 홈페이지 캡쳐
K리그 이적설이 돌던 이승우는 포르투칼 리그로 둥지를 틀 전망이다.

포르투갈 리그 사무국은 이날 겨울 이적시장 마감과 함께 이승우의 포르티모넨스 이적 서류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앞서 헤코르드 등 복수의 포르투갈 매체들은 이승우의 임대 결정을 알렸다. 우선 이번 시즌 종료까지 임대로 뛰며 이후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돼 있다.

스페인 FC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출신인 이승우는 이탈리아 세리에A 베로나를 거쳐 2019년 8월 벨기에 주필러리그 신트트라위던으로 이적했으나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지난해 4경기 출전에 그친 이승우는 올 시즌에도 13경기 동안 2골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피터 마에스 감독이 부임한 뒤로는 출전 명단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최근 9경기에 모두 결장했다.

이적을 희망한 이승우는 K리그행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삼성, 전북 현대, 강원 FC 등과 접촉했다. 하지만 유럽 잔류를 최우선으로 희망해 포르투갈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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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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