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국내 건설사의 미얀마 진출 발판이 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미얀마 산업단지 개발 사업이 암초에 부딪혔다. 이 사업은 정부 간 계약(G2G) 기반의 사업으로 미얀마에서 발생한 쿠데타로 정부가 전복되면서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LH는 미얀마 쿠데타와 관련해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조성 사업의 진행여부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LH관계자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일단 주재원 안전부터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지에는 5명의 주재원이 머물고 있다.
미얀마 산업단지 조성 사업은 LH의 첫 투자개발형 해외진출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투자개발형 사업이란 기존의 단순도급형 수주가 아닌 고부가가치의 투자개발형 해외사업을 수주해 해외개발사업 전 과정을 LH가 주도하고, 국내 건설사의 참여를 확대하는 모델이다.
이는 앞서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역임할 당시 핵심과제로 추진한 사업이다. 그는 그동안 축적된 LH의 개발역량을 활용하고, 국내 건설사의 해외진출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개발형 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그 결과 LH가 40%, 미얀마 정부가 40%, 글로벌세아가 20% 투자한 합작법인(Joint Venture)이 미얀마 양곤시에서 북측으로 10km 떨어진 야웅니핀 지역에서 224만9000㎡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산업단지는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미얀마에서 지난해 11월 총선 이후 줄곧 부정선거를 주장해온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알 수 없게 됐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군부가 사업 자체를 백지화하는 상황이다. LH는 산업단지 조성이 미얀마 경제발전에 도윰이 되는 만큼 군부가 사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우려감을 감추지 못 하고 있다.
그나마 LH가 정치 리스크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어 투자금의 회수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LH관계자는 “미얀마 산업단지 조성사업은 국제기구의 정치 리스크 보험에 가입해 놓은 상태”라며 “투자금 등의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입이 까다로운 정치 리스크 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던 것은 미얀마 산업단지 조성의 공공성이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LH 이외에 국내 건설사들의 미얀마 건설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시공능력 기준 10대 건설사 가운데 미얀마에 건설현장을 운영하는 곳은 총 3곳 이다. GS건설은 ‘한-미얀마 우정의 다리’, 포스코건설은 ‘미얀마 양곤 상수도 개선사업’, 현대건설은 소규모 변전소 개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두산건설도 현지에서 송전선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다행히 포스코건설의 양곤 상수도 개선사업은 이미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으며, 현대건설의 변전소 개보수 사업은 규모가 크지 않아 각 건설사에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다만 GS건설 현장은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여서 향후 추가 비용 등의 피해 발생 가능성도 남아있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재 공사는 중단되어 있다”며 “현지 한국인 직원은 총 11명인데 2명은 휴가를 나와있고, 9명만 남아있다. 직원들과 연락 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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