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딸 윽박지른 유튜버...학대냐, 훈육이냐 논란

2살 딸 윽박지른 유튜버...학대냐, 훈육이냐 논란

기사승인 2021-02-03 17:43:05
최근 한 육아 유튜브 채널에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아빠의 독박 육아’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유튜브 영상 캡처
[쿠키뉴스] 최은희 인턴기자 =2살 자녀에게 고성을 지르며 훈육한 아빠 유튜버가 ‘아동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유튜버 아내의 해명과 사과에도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최근 한 육아 유튜브 채널에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아빠의 독박 육아’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아내가 여행을 간 뒤 홀로 육아를 하는 A씨의 모습이 담겨있다. 

영상 초반에는 딸 B양의 기상을 돕고 아침을 손수 챙기는 아빠 A씨의 모습이 나오는 등 다정한 분위기다.

그러나 부녀가 함께 유튜브 영상을 시청한 후, 딸 B양이 떼를 쓰기 시작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A씨와 영상을 두 편만 보기로 약속했던 B양은 더 보고 싶다며 주변 물건을 집어 던지기 시작했다. B양이 컵까지 집어 던지자 A씨는 “야! 가져와!”라고 윽박지른다. 갑작스러운 고함에 놀란 아이는 울며 컵을 주워온다. A씨는 ‘화나도 (물건을) 던지는 거 아니에요’라고 가르친다. B양이 용서를 빌자, A씨는 아이를 안아주며 “아빠도 화내서 미안해”라고 말한다. 

해당 영상은 3일 오전까지 26만 명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질타받았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15초 남짓이지만 아동학대라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일각에서는 훈육을 위한 행동이었을 뿐인데 비난이 과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네티즌들은 “24개월 된 아이한테 저런 식으로 고성 지르는 건 훈육이 아니라 학대다” “성인이 당해도 놀랄 일이다. 나중에 아이에게 트라우마로 남을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영상을 보면 아이에게 소리 지르기 전 어금니를 물고, 눈을 부릅뜬다. 아이에게 뭐가 잘못된 건지 설명도 안 해주고 강압적으로 명령한다”며 “진정한 훈육은 반복적으로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A씨의 아내 C씨는 해명 글을 게재했다. C씨는 유튜브를 통해 “남편은 육아를 위해 퇴사까지 결심한 사람”이라며 “15초간의 장면으로 아이에 대한 남편의 마음과 사랑이 부정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일부 영상만 보고 아이의 행복과 불행을 판단하지 말아달라”며 “한 가정을 분리시키는 움직임은 멈춰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해당 영상은 삭제됐다.

전문가의 의견은 어떨까. 해당 영상을 분석한 전문가는 영상 속 A씨의 훈육 방식이 올바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임영주 부모연구소 훈육상담가는 “많은 부모가 체벌 외에는 모두 훈육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리치는 행동을 모두 아동학대라고 단정 지을 순 없으나, 정서적으로 아이에게 위협적인 행동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24개월 된 유아는 완벽한 자기표현은 되지 않는 상태”라며 “3세 이하 발달 단계에 맞춘 훈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전문가는 훈육할 상황을 사전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상담가는 “훈육할 상황을 방지하는 것도 훈육의 일부”라며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반복적으로 할 상황이 오기 전에 미리 차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oeun2311@kukinews.com
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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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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