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 시범사업 부진 이유?… “정부 지원 부족 때문”

왕진 시범사업 부진 이유?… “정부 지원 부족 때문”

고령화 사회에 꼭 필요… 한의 왕진시범사업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

기사승인 2021-02-09 05:00:09
장현재 파티마 의원장은 주 1회 이상 왕진에 참여하고 있다.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정부가 지난 2019년부터 추진한 ‘일차의료 왕진 수가 시범사업’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나왔다. 의료계는 정부의 지원이 좀 더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왕진’이란 의사가 병원 밖 환자가 있는 곳에 가서 진찰하는 것을 말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일차의료 왕진수가 청구현황’을 공개했다. 지난 2019년 12월27일부터 지난해 10월31일까지 약 10개월간 시범사업 대상기관 321곳 가운데 실제 청구가 이뤄진 기관은 32.4%인 104곳에 불과했다. 건강보험 수가 청구 환자도 1163명으로 기관당 11.2명 수준에 그쳤다. 총 건수는 3771건으로 기관당 36.3건으로 확인됐다.

왕진에 참여하고 있는 의사들은 고령화사회에 ‘왕진’이 꼭 필요한 만큼 정부의 지원이 더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현재 파티마의원 원장은 “병원을 유지할 정도의 수가는 지원해야 한다”며 “활성화되려면 정부가 돈을 더 써야 한다. 의사들이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해 나서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왕진료는 의료행위와 처치 등을 모두 포함할 경우 일괄 11만5000원, 별도 행위료를 받을 경우 기본 8만원이 책정돼 있다.

장 원장은 “의사들이 진료실 밖으로 나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충분히 보상해야 한다”며 “정부가 멍석만 깔아놓고 어떻게든 되겠지 내버려 두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의계는 올해 상반기부터 한의 왕진시범사업을 진행한다. 한의계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여러 차례 ‘왕진’ 시범사업을 진행해왔다.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시설이나 요양병원 등에 있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사람들과 섞여서 생활하도록 하는 데에 ‘한의 왕진’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경호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한의 진료패턴에 있어서 환자들의 건강 돌봄을 주기적으로 할 수 있다는 데에 정책적 의의가 크다”며 “기존 지자체에서 했던 시범사업에서도 한의사들의 호응이 좋았다. 한의진료 패러다임에서 한의사가 일차 통합의사로 나아가는데 중요한 발걸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업의 수혜자를 시골이나 농촌 지역에서의 노인들만 생각할 수 있지만, 도시에도 장애인, 노인 등 소외된 분들이 많다. 인근에 의료기관이 있더라도 전혀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분들도 많다. 이들에 대한 프로그램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사업의 발전 가능성이 클 것이다. 앞으로 중점적으로 육성·발전시켜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한의계 역시, 수가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지 않다. 김 부회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간다운 삶, 적절한 의료, 건강돌봄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낮은 수가로 얼마나 참여할지는 봐야 할 것 같다. 낮은 수가에도 불구하고 한의사들이 불편하지 않게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의왕진 시범사업의 수가는 1회당 9만3000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기존 왕진시범사업과 마찬가지로 환자는 왕진료 시범 수가와 해당 의료행위 비용에 대해 30%를 부담한다. 해당 시범사업은 올해 상반기에 진행될 계획이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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