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항체치료제, 변이 바이러스 잡을 수 있을까

국산 항체치료제, 변이 바이러스 잡을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21-02-11 16:33:38
서울 중구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국내에서 개발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항체 치료제가 해외에서 발생한 변이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국내 기업인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가 기존 바이러스와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있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2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에서 개발한 항체치료제에 대해 국립감염병연구소가 효능평가를 실시한 결과, 기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6종(S, L, V, G, GH, GR)에 대해 중화능(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능력)이 있음이 확인됐다”며 “추가로 발견된 변이주인 영국과 남아공 변이주에 대해 분석한 결과, 영국 변이바이러스에 대해서는 기존 변이주와 유사하게 우수한 중화능이 있었으나, 남아공 변이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중화능이 현저히 감소한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다만 권 2부본부장은 이같은 결과가 “어느 정도 예측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및 브라질 변이주에는 ‘E484K’라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이 있는데, 이 부위에 변이가 일어났을 경우 미국에서 긴급사용 승인된 항체치료제도 효능이 매우 낮아지는 상황을 보였다는 것이다. 현재 개발회사 주관으로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현재 추가 분석이 진행 중이며 동물실험을 통한 종합적인 분석도 수행할 예정이다.

방대본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에게는 국산 항체치료제 사용을 제한하도록 권고했다. 다만 유전자 분석을 통해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가 확인되기 전이라면 의료진 판단에 따라 항체치료제를 쓸 수 있도록 한다.

셀트리온은 남아공 변이주를 비롯해 향후 발생할 변이 바이러스에 종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돌입했다.

앞서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 개발 초기부터 38개의 중화항체로 구성된 잠재적 칵테일 후보항체 풀을 확보하고 있었다. 이 중 32번 후보항체가 이번 질병청 실험에서 영국과 남아공 변이주 모두에 중화 능력을 보였다. 셀트리온은 32번 후보항체를 활용해 신규 ‘변이 맞춤형 칵테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6개월 이내에 임상 실험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 중인 ‘렘데시비르’의 경우, 효능평가 실시 결과 기존 변이 바이러스(S, GH, GR)뿐 아니라 영국과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모두에 대해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렘베시비르는 중증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으며, 이날 0시 기준 119개 병원에서 4313명의 환자에게 공급됐다.

혈장치료제는 지난 8일 기준 36건이 식약처로부터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받아 사용 중이다. 개인·단체 혈장 채혈 등을 포함한 혈장 공여 등록자는 총 6598명이고, 이 중 4160명으로부터 혈장 모집을 완료했다.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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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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