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국회의원 없는 정당으로 전락한 민생당의 곳간이 늘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5일 정치자금법에 따라 8개 정당에게 1분기 경상보조금 총 115억7048만70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지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단 1석도 확보하지 못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사실상 상실한 민생당에게도 2억3141만원이 지급된다.
선관위는 “민생당은 의석이 없으나 21대 국회의원선거의 득표수 비율이 100분의 2 이상인 정당에 해당해 정치자금법 제27조 2항에 의해 금분기 보조금 총액의 2%를 배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상보조금은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게 총액의 50%를 균등배분한 후, 5~20석 미만 의석을 가진 정당에게 총액의 5%를 배분한다. 이어 의석이 없거나 5석 미만의 의석을 가진 정당 중 최근 선거의 득표수 비율 등 일정조건을 충족할 경우 총액의 2%를 나눠주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나머지 잔여분 중 절반은 국회 의석을 가진 정당에게 의석수 비율에 따라, 나머지 절반은 21대 국회의원선거의 득표수 비율에 따라 지급된다. 이에 따라 민생당은 2%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수령하게 된 것.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으로 지금은 해체한 더불어시민당 일원으로 1석씩을 확보한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은 각각 797만6000원과 778만원만을 받는다. 정당득표율에서 기준에 미치지 못해 의석수 비율과 득표수 비율에 따른 추가분만 받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정당은 174석을 확보해 총 52억7360만1000원을 수령하게 되는 더불어민주당이다. 뒤를 이어102석을 차지한 제1야당 국민의힘이 46억1707만3000원을 받게 됐다. 6석의 정의당은 7억6840만3000원, 3석인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은 각각 3억4083만5000원과 3억2340만9000원을 받는다.
한편 민생당은 총선참패와 내분, 소송 등으로 부침을 겪으며 기존 정치인들 대부분이 일선에서 물러나거나 탈당한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내부갈등과 어려움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단적으로 총선 전후 지급된 정당보조금과 기존에 쌓인 정치후원금 등 현금자산만 100억원이 넘고, 보유 현물자산도 상당해 ‘부자정당’으로 평가됐던 민생당의 자산을 둘러싼 갈등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실제 4·15 총선을 치르고도 50억원 이상이 남아 원외 지역구출마자들에게 1억원을 배분하자는 발언이 나와 ‘돈잔치’ 논란이 불거진바 있다. 더구나 총선참패라는 정치적 타격으로 ‘해체설’이 팽배해졌음에도 재산처리 등에 어려움을 느껴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금전소생술’로 중소규모의 정당을 유지하고 있다는 정치권의 혹평에도 직면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민생당은 여전히 내부혁신이나 별다른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당 사무직과 비대위원들 간의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는가 하면, 이렇다할 정당의 정치적 선명성조차 내보이지 못하고 있다.
당장 서울시장 등 오는 4월 7일 열릴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못하고 원외에서 내부혁신과 정권을 향한 날선 목소리만 내고 있다. 이수봉 비대위원장도 설 연휴 전 발언에서 “한국정치의 잘못된 정치구도를 바로잡겠다”는 기치를 고수하며 과거의 기득권 타파주장을 아직까지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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