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에 ‘취미 공유’ 이유 있었다…“중고 대신 관심사 거래”

'당근'에 ‘취미 공유’ 이유 있었다…“중고 대신 관심사 거래”

기사승인 2021-02-16 04:30:03
사진=당근마켓 ‘동네생활’ 페이지 캡처.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과일차 만들었어요. 과일차 마시기 참 좋은 날씨네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한 네티즌의 과일차 자랑 게시글이 눈에 띄었다. 이를 판매하기 건 아니었다. 단지 본인의 취미를 다른 이용자들에게 공유하고 있었다.

최근 이같이 자신의 취미나 근황을 공유하는 게시글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은 물품거래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파이를 확장하고 있었다.

최근 당근마켓에서는 반려동물의 사진을 올리고 소통하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당근마켓 내 ‘동네생활’ 서비스에서는 강아지, 고양이 등 애완동물 게시글이 29.9%로 집계되기도 했다.

다음 인기 키워드는 ‘동네맛집’(20.1%)이다. 이 외에도 ▲살림/청소/정리(13.1%) ▲건강(12.9%) ▲임신/출산/육아 (6.4%) 등이 관심분야 베스트 카테고리에 이름을 올렸다.

궁금한 내용을 물어보고 답하는 ‘우리동네질문’ 코너도 인기다. 키워드 검색 기준으로 가장 많은 질문이 오가는 분야는 이사였다. 최근에는 추워진 날씨 영향에 동네 붕어빵 가게를 찾는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붕어빵 문의글도 급상승했다고 당근마켓 측은 전했다.

소비자는 중고거래를 위해 플랫폼에 가입했다 예상치 못하게 접한 새로운 동네 소식이 반갑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당근마켓에 가입했다는 직장인 조모(29)는 “쓰다가 실증난 가방이나 옷을 팔기 위해 당근마켓에 가입했다 최근 애완동물 사진을 공유하는 글을 더 많이 보고 있다”며 “보다 보니 동네 새로운 소식이나 생활정보를 얻는 데에 더 유용하게 플랫폼을 쓰고 있다. 동네 소식에 댓글을 달고 이웃과 소통하는 데에 더 유용하게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60대 주부 홍모씨는 “최근 50~60대에서 중고거래 플랫폼이 유행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입했다 최근 동네 소식을 접하고 있다”며 “어느 마트가 더 저렴한지, 어떤 병원이 진료를 더 잘 보는지 등 실제로 다녀와 본 동네 주민들의 후기를 생생히 들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일명 중고거래 플랫폼의 SNS화는 ‘성역없는 지역 정보 니즈’ 때문으로 보인다고 업계는 내다봤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한 지역에 거주하는 수만 명의 주부들이 모여서 만든 온라인 카페인 일명 ‘맘카페’가 있다”며 “한 지역 맘카페에서는 교육, 중고거래, 육아용품, 부동산, 정치 등 다양한 정보가 오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같은 지역을 매개체로 활발한 소통이 오가는 맘카페는 발 빠른 정보가 장점이지만 남성이면 가입하지 못하는 일부 가입 제약이 있었다”며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지역기반 정보교환 플랫폼에 대한 니즈가 있었던 것 같다. 같은 동네에서 중고거래가 가능한 당근마켓에서는 중고거래 뿐만 아니라 지역이라는 공통 카테고리 내에서 남녀노소 소통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으로 통한 것 같다”고 인기를 분석했다.

특히 당근마켓 관계자는 “지역을 기반으로 동네 주민이 진짜 줄 수 있는 실제 정보를 시작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나 취미 등 소비자를 묶을 수 있는 공통 관심사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파트너 제휴를 확대할 예정이다. 연결 확장 속에서 고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 전문가는 중고거래에서 촉발되는 공통 관심사가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취미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고가의 용품이 필요한 경우 중고거래로 마련하는 이들이 많다. 이 중 일례로 오토바이를 판매하는 사람과 오토바이를 구매하려는 이들 사이에는 오토바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다”며 “처음으로 오토바이를 접하는 소비자는 기존에 오토바이를 경험한 판매자에게 정보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소비자는 비슷한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데에서 더 큰 즐거움을 느끼는 성향이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의존도가 커지면서 이같은 경향이 더 짙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 플랫폼에서는 ‘지역’이라는 공통관심사로 소통이 활성화됐지만 더 다양한 관심사로부터 소통이 확대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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