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권진아 “나를 믿고 솔직해질 때 좋은 음악이 나온다”

[쿠키인터뷰] 권진아 “나를 믿고 솔직해질 때 좋은 음악이 나온다”

18일 새 미니음반 ‘우리의 방식’ 발매하는 권진아 인터뷰

기사승인 2021-02-18 07:00:05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가수 박진영은 이 사람의 노래를 듣고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유자재로 톤을 바꾸는 기술이며 코드와 리듬을 다루는 솜씨가 탁월해서다. 가수 성시경은 이 사람이 정식으로 데뷔하기도 전에 자신의 듀엣 파트너로 점찍었다. 그의 깨끗한 목소리에 반했다고 한다. 유희열부터 이지형, 프라이머리, 개코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여러 선배 가수의 노래에 목소리를 맞춰온 주인공은 권진아. 그는 최근 쿠키뉴스와 서면으로 나눈 대화에서 “(선배들과의 협업으로) 많이 배우며 성장했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6시 발매하는 ‘우리의 방식’은 권진아가 자신만의 힘으로 완성한 음반이다. 타이틀곡 ‘잘 가’를 포함한 6곡을 직접 작사·작곡했고, 음반 전체 프로듀싱도 맡았다. 권진아는 이 음반을 단편집에 비유한다. 각 곡이 저마다의 주제를 가진 한 편의 단편소설 같다는 의미다. 각기 다른 장르와 이야기를 가진 노래들을 관통하는 건 권진아의 시선이다. 권진아는 자신을 화자로 설정해 인간관계에서 겪는 여러 감정과 경험을 음악과 멜로디에 녹였다고 한다.

“아직 저 스스로를 프로듀서로 표현하는 것이 많이 쑥스럽지만 프로듀서로서 이런저런 고민을 거친 지금, 많은 것들이 다르게 보입니다. 모든 곡에 공을 들였지만, 특히 첫 번째 노래 ‘우리의 방식’과 마지막 노래 ‘여행가’에 저의 에너지와 마음을 가장 많이 담았습니다. 그리고 공연이 어려운 요즘, 하나의 공연을 감상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트랙들을 배치했으니, 이 부분도 함께 고려해서 감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간 발표한 음반에선 보컬리스트의 자질이 크게 부각됐지만, 사실 권진아는 일찍부터 작곡과 편곡에 남다른 재능을 드러낸 재목이었다. 박진영의 ‘난 여자가 있는데’, 자이언티 ‘시스루’, 선미 ‘24시간이 모자라’ 등 어떤 음악이든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감각이 남달랐다. 권진아는 “독특하고 예측 못했던 멜로디가 나올 때 희열을 느낀다”면서도 “하지만 제가 멜로디를 쓸 때는 그 생각이 도드라지지 않게 잘 타협해서 녹여낸다”고 했다. 독창성을 살리되, 대중적인 접근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노랫말을 쓸 땐 “아티스트의 색깔과 마음이 보이는 가사”에 집중한다. 이번 신보를 만들면서도 가사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비추려고 애를 썼다.

장르적으로는 권진아의 주특기인 발라드를 중심으로 하되, 브리티쉬 록 기반의 ‘우리의 방식’, 봄의 설렘을 표현한 ‘꽃말’ 등 다양한 분위기를 아울렀다. “제 안에 있는 것들을 꺼내놓고 보니 자연스레 여러 장르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권진아는 “기존에 제가 걸어온 행보를 고려하면서 새롭게 해보고 싶은 것들을 많이 녹여냈다”고 했다. 프로듀서라는 역할이 주는 책임감과 업무량 때문에 정신적·체력적인 부담을 느끼기도 했지만, “음반 전체를 감상했을 때 듣는 분들의 마음속에 진한 여운이 남을 수 있도록” 음반을 완성해냈다.

섬세한 감성으로 노래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권진아는 “기질적으로 감수성이 풍부하기도 하고 부모님도 정이 많고 따뜻한 분들이라 그 모든 것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다”고 했다. 올해로 데뷔 6년 차. 그는 “아직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가 많다”고 말한다. 선우정아, 황소윤, 양희은 등 선후배 가수들과 함께 노래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크다. 처음 자신의 이름을 건 음반을 내기까지 힘든 시간을 겪기도 했던 그는 이제 자신의 목소리가 가진 힘을 믿는다.

“억지스럽게 흉내 내지 않고 제가 가진 능력에 믿음을 갖고 솔직해질 때 좋은 노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꾸준히 여러분에게 저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wild37@kukinews.com / 사진=안테나 제공.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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