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작심발언’ 박철우 “그 분은 달라지지 않았다” 

[프로배구] ‘작심발언’ 박철우 “그 분은 달라지지 않았다” 

기사승인 2021-02-18 22:10:36
인터뷰실에 들어선 박철우. 사진=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안산=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한국전력의 박철우가 용기를 냈다.

박철우는 18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5라운드’ OK금융그룹과의 원정경기에서 9득점(공격 성공률 50%)을 기록하며 한국전력의 3대 1(20-25, 25-21, 25-15, 25-19)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후  “오늘 정말 이겨서 꼭 인터뷰실을 오고 싶었다”라며 입을 연 박철우는 최근 학교 폭력 문제와 관련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박철우는 이날 경기에 앞서 자신의 SNS에 “정말… 피꺼솟이네…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란 게시물을 올렸다. 당시 박철우가 특정 대상을 지칭하진 않았지만,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을 겨냥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박철우와 이 감독의 악연은 2009년으로 거슬러간다. 이상열 감독은 2009년 남자배구 대표팀 코치 시절 박철우를 구타해 ‘무기한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은 2년 만에 KOVO 경기운영위원으로 돌아왔고, 대학 배구 지도자와 해설위원 등을 거쳐 지난해 KB손해보험 사령탑을 통해 프로무대로 복귀했다.

이 감독은 지난 17일 우리카드전이 끝난 뒤 최근 학교 폭력 논란과 관련해 “세상이 옛날 같지 않고, 우리는 주목을 받는다. 어떤 일이든 대가가 있을 것”이라며 “당장 누가 욕하지 않더라도 잘못을 사과하고 조심해야 한다. 남이 모른다고 해서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다. 철저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철우는 이와 관련해 “오늘 시합 전에 기사를 봤다. 기사를 보니 하루 종일 손이 떨렸다”며 “그 분(이상열 감독)이 이전에 감독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힘들었고, 경기장에 마주쳤을 때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박철우는 “정말 이런 식으로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좋지 않은 이미지가 생길 지도 모른다. 어떻게 앞으로 내 인생이 어떻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면 돌파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며 “참고 조용히 지내고 싶었지만, 어제 인터뷰 기사를 보니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KB스타즈의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철우는 “그 분에게 사과를 바라는 건 아니다. 당시 사건 때 고소를 취하하기도 했고, 반성하고 좋은 지도자가 되길 바랬다”라며 “하지만 이후에도 선수들을 겁주거나 주먹으로 때리지 못하니 모자로도 때렸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유명하신 분이다. 아마추어 시절 때 그 분이 맡은 팀의 시합이 2대 0으로 지고 있으면 얼굴이 붉어진 채 (라커룸에서)에서 나오는 선수들도 많았다. 몇몇은 기절한 선수들도 있고, 고막이 나간 선수들도 있다. 다 내 친구들이었고 동기들”이라며 “그런데 과연 한 번의 실수, 한 번의 감정에 치우쳐 폭행을 저질렀다고 하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강조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박철우는 “누군가는 ‘맞을 짓을 해서 맞은 거라고’ 말하더라. 그럼 정말 우리는 맞을 짓을 해서 맞은 건가. 어렸을 때 부모님 앞에서도 맞을 때도 있었다”라며 “하지만 정도라는 게 있다. 배구하는 선수들 중에서 안 맞은 선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인터뷰에서 그 분이 ‘한 번 해 봤다’는 말을 하는 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배구가 좋지 않은 소식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는 게 정말 싫다. 하지만 뿌리가 뽑혀야 한다. 이제는 정말 바뀌어야 한다”라며 “사과를 받고 싶어서 인터뷰를 한 게 아니다. 그 분을 굳이 보고 싶지도 않다. 원하는 게 있는 것도 아니다. 처벌도 원하질 않는다”라고 했다.

끝으로 박철우는 “단지 그 분이 정당하다고 포장하는 걸 막고 싶었을 뿐이다. 그 분이 변하셨고 날 만나 사과하셨다면 내가 이런 감정이 남아 있었을까란 생각이 든다.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왔다. 숨지 않고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인터뷰를 했다”고 말하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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