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후보의 전략이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인지도에서 다소 밀리는 우상호 후보는 판세를 뒤집기 위해 적극적인 공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반면 상대인 박영선 후보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보여준 성과를 강조하며 중도 외연 확장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둘 다 방역 대책에 관한 야당 비판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우 후보는 22일 BBS라디오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박 후보의 부동산 정책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박 후보의 대표 공약인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통한 주택 건설’을 비판했다.
그는 “강남 대규모 개발계획이 주변 집값 상승시켜서 전국적 집값 상승으로 이어져 왔던 선례에 비춘다면 결국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에 걸맞지 않은 정책”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과도 충돌하는 정책이다. 서초와 강남구 집값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서울시장 경선에서도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에 상당한 막대한 재원이 든다는 비판이 있었다. 주택을 짓는다고 할 수 있지만 이 경우 반드시 강남구와 서초구 등 경부고속도로 주변 집값을 상당히 들썩거리게 할 수 있다. 대규모개발계획을 강남에 집중하는 것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이런 역작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등록과 관련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유네스코 등록만이 답은 아니다. 유네스코에 등록하면 성곽 주변 시민들의 삶이 제약받는다.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매’를 강조하던 선거운동 초반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박 후보는 중도 확장을 염두에 둔 모습이다. 각종 적합도 조사에서 앞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신의 능력과 추진력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FDA 승인을 받은 ‘쥐어짜는 주사기’다. 이 특수주사기는 최소주사잔량(LDV·Low Dead Volume) 주사기로 그의 중기부 장관 시절 정책지원을 통해 탄생한 제품이다.
이날 박 후보는 “일반 주사기는 18㎖에서 5인분밖에 못 뽑는다. 그러나 특수주사기는 6명분을 뽑을 수 있다. 일본은 백신을 들여오고도 주사기 확보를 못 해서 이를 폐기하는 상황”이라며 “내가 중기부 장관으로 가장 마지막에 하고 나온 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17일에도 “단순히 백신을 들여오는 것만으로 코로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특수주사기는 백신 20% 증산 효과가 있고 속도도 20% 빠르게 할 수 있다”며 특수주사기를 탄생하게 한 자신의 추진력을 강조했다.
다만 두 후보는 코로나 방역대책을 둘러싼 야당의 공격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일각에서 제기한 민주당의 ‘원팀’ 전략이 깨진 것이라는 비판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박 후보는 “외신은 한국이 특수주사기 덕분에 어쩌면 집단면역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예측을 하고 있다. 그런데 야당은 내용도 잘 모르고 무조건 공격만 한다”고 말했다.
우 후보 역시 “방역을 두고 트집 잡는 이들이 있다. 진보‧보수나 여야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야당이었으면 적극적으로 협력했을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민주당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선거운동은 오는 25일까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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