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민의힘 내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울산·경남(PK) 출신 의원들은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대구·경북(TK) 의원들은 법안 처리에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2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방문에 대해 “가덕도 신공항에 힘을 실었기 때문에 예쁘게 봐주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당내에서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을 ‘선거개입’으로 규정해 반발하고 있는 것과 다른 입장을 밝힌 것이다. 국민의힘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문 대통령의 행보가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입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오늘 가서 말리고 싶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예산을 28조 원으로 예상한 데 대해선 “국토부가 사실 혼란을 부추긴 면이 있다. 최소한 타당성 조사는 해야 한다고 해서 좀 과장된 수치를 뽑은 것”이라며 “9조면 지금 가덕도 신공항을 만들 수 있다고 저희는 본다. 김해신공항 확장에 원래 국비로 돈을 쓰기로 돼 있는데 그 돈 이상은 안 들게 하겠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도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19일 국토위, 25일 법사위를 통과하고 오늘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차질없이 통과될 전망”이라며 “이번 특별법은 불가역적인 국책사업으로 만들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어 특별법 통과에 앞장선 여야 의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반면 경북 영천시청도군을 지역구로 둔 이만희 의원은 ‘가덕도 알박기법’이라고 반발했다. 이 의원은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기본적으로 공항 같은 큰 국책사업을 선정할 때는 계획을 수립하고 거기에 따르는 입지선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 등이 먼저 추진돼야 한다. 그다음에 비로소 특별법 제정이 이뤄지기도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런 모든 절차가 이번 같은 경우 완전히 생략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하며 “(선거에) 당연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골적인, 도를 넘은 선거개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아무런 원칙과 명분은 물론이고 절차까지도 다 내팽개친 입법폭주를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나아가 이날 본회의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선언하며 “의원 개개인이 던지는 표는 의원들이 가진 양심과 법률에 따라서 행사하는 것이다. 그 부분까지 지도부에서 모든 것을 다 통제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 지지하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한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이날 오후 2시에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법안은 가덕도 신공항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필요한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사전타당성 조사도 간소화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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