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에는 1일 오전 5시 ‘메이플스토리를 아껴주시는 고객님께 사과 말씀드립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해당 사과문을 강원기 디렉터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디렉터는 “메이플스토리에서 오랫동안 유지돼 온 라이브 서비스의 개발 관성으로 최소한의 정보만을 제공하는 운영방식을 유지해온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오직 경험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고객님의 답답한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 결정된 방식을 고수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게임 내 정보를 알려드리지 못한 것을 사과한다”며 “뒤늦은 변명으로 들리실 수 있겠지만 고객님들의 상실감이 조금이나마 해소되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메이플스토리 측은 지난달 18일 테스트서버 패치를 진행하며 “아이템에 부여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추가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유저들은 “기존에는 확률이 서로 동일하지 않았다는 뜻이냐”며 반발했다. 게임 내 ‘환생의 불꽃’ 아이템에는 ‘장비 아이템에 사용하면 높은 수준의 추가 옵션까지 무작위로 부여한다’는 설명이 담겨 있다. 이로 인해 유저들은 원하는 추가 옵션을 얻기 위해 환생의 불꽃을 반복해 구매했다. 일부 유저의 경우 해당 아이템 구매를 위해 수백만원까지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디렉터는 “환생의 불꽃 지급량을 늘려왔지만 근본적 시스템의 개선 없이 추가 옵션의 진입장벽을 낮추기는 어려울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며 “추가 옵션 재설정 시 옵션이 등장하는 확률의 차이를 없애 옵션 재설정의 경험 편차를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관성적으로 ‘무작위’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 ▲기존 추가 옵션에 있던 오류를 미리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챙기지 못한 점 ▲옵션 개편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 점 등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하였고 잘못된 선택을 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지난달 19일 발표된 입장문에 대한 사과도 있었다. 강 디렉터는 “진심 어린 사과가 부족한 입장문을 발표해 죄송하다”며 “예측되지 않는 반향이 두려워 결과적으로 고객님들께 진솔한 사과를 드리지 못했다. 메이플스토리뿐만 아니라 강원기라는 개인에게 쏟아진 비판에 겁을 먹고 잘못된 판단을 했다. 늦었지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향후 보상과 게임 운영 방향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강 디렉터는 “보상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보상 재검토와 별개로 ‘검은 환생의 불꽃’의 공급량을 최대한 늘리겠다”고 했다. 이어 “추가적인 보상, 그리고 큐브확률 공개 등 메이플스토리에 대한 더 이상의 불안감이나 의구심을 없앨 만한 정보·기록을 공개하고자 준비 중”이라며 “늦어도 오는 5일까지 준비해 안내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디렉터는 “제가 저지른 잘못을 바로잡고 메이플스토리가 모든 분께 다시금 믿을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더불어 고객님들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간직해 오신 메이플스토리에 대한 사랑이 단지 저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 때문에 빛을 잃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유저들의 의견은 갈렸다. 일부 유저들은 “사과문이 올라오고 큐브 확률을 공개하겠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큐브 확률을 공개하겠다고 하니 일단 기다리겠다”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강 디렉터를 ‘총알받이’로 세워놓은 거 아니냐. 조작 의혹은 더 윗선에서 책임져야 할 문제다” “우리는 이 문제를 강 디렉터 한 명의 문제로 몰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등의 주장도 일었다.
앞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조작 의혹과 관련해 국회 차원의 조사를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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