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금리 상승, 경쟁 심화, 부품 부족 등 온갖 악재 속에 급락하며 6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12월 4일 이후 최저수준이다.
테슬라는 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3.8% 넘게 내려 597.95달러로 마감됐다. 장중 13%까지 폭락했다가 장막판 저가매수 유입에 가까스로 낙폭을 4%대로 줄였다. 테슬라 주가가 6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3개월만이다.
이번 주에만 11% 내려 주간으로 4주 연속 하락했고 이는 2019년 5월 이후 최장 약세다. 4주 동안 깎아 먹은 시총만 2340억달러에 달한다. 테슬라의 현재 시총은 5750억달러 수준으로 1월 말 기록했던 역대 최대인 8370억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월가에서는 크게 네가지로 테슬라 주가 하락의 요인을 설명했다. 우선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받는 부분은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이다.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사실상 금리 상단을 열어놓는 듯한 발언을 하자, 이튿날인 5일엔 10년물 미국채 금리가 장중 1.626%까지 치솟았다. 파월 의장은 이런 발언에 투자자들은 동요했다.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주가에는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전기차 시장의 경쟁 심화다. 실제로 포드와 폭스바겐이 최근 내놓은 전기차인 ‘마하E’와 ‘ID.3’가 미국과 유럽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 때 테슬라 주가가 10년 내 2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공언했던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론 배론은 최근 테슬라 주식 170만 주를 매각했다. 대신 테슬라 경쟁상대인 제너럴모터스(GM)가 소유한 크루즈와 아마존이 후원하고 있는 리비안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
여기에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수급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테슬라도 반도체 수급난을 피해가지 못했는데, 캘리포니아 주 프레몬트 공장을 일시 폐쇄하기도 했다. 아울러 투자 비용부담 증가에 따른 불안감도 무시할 수 없다. 테슬라는 텍사스주 오스틴과 독일 브란덴부르크에 새 공장을 짓고 있다. 아울러 머스크는 자동차 생산을 위해 리튬 채굴업체인 피에몬트 리튬과 협업하기로 계약한 상태다.
이와 동시에 최근 미국과 중국 등에서 자발적 리콜을 진행하고 있다. 여러 상황들 때문에 테슬라의 비용 압박에 거세질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매도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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