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조합원에 가입되면 비교적 낮은 금리에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농지 담보의 대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일부 LH 직원은 이러한 취지를 악용해 토지 매입을 시도한 것이다. 이같은 논란으로 농협 조합원 가입에 대해 보다 엄격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광명·시흥 신도시 지정 전 100억원대 땅을 매입해 투기 의혹을 받는 LH 직원 10여명은 대출금 58억원을 북시흥농협조합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 가입비를 내고 농협 조합에 가입한 것이다.
공식적으로 명시된 농협 조합원 가입 요건에는 ▲조합의 구역 내에 주소나 거소 또는 사업장이 있는 농업인 ▲농업·농촌기본법 규정에 의한 영농조합법인 및 농업회사법 ▲1000㎡이상의 농지를 경영 또는 경작하는 자 ▲1년 중 90일이상 농업에 종사하는 자 등이 있다.
하지만 직장 여부는 조합원 가입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조합원 가입 요건에는 직장 유무 혹은 직장명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LH직원들은 이같은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조합원에 가입한 것이다. 조합원에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의 경우 기존 시중은행과 달리 농사 수요자를 위한 금융지원 혜택을 제공하는데, 이러한 제도적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 것이다.
또한 대출 과정에서 심사도 논란의 대상이다. 대출 과정에서 소득증명서 외에 재직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 만큼 땅 매입자가 LH 직원인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담보 대출을 받을 경우에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나 DTI(총부채상환비율)를 따져봐야 하기에 소득을 증명해줄 재직증명서를 무조건 제출해야 한다. 다만 단위농협의 경우 시중은행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단위농협의 경우 일반적으로 농지를 보유한 농업인이라고 판단하면 대출 시 직장은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재직증명서는 대출 시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것이지만 직장명 보다는 상환 능력과 신용등급 위주로 판단한다”며 “이번 LH직원의 토지 배입 논란(농지 담보 대출)은 2년 동안 이뤄지는 것이기에 한번에 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H직원 가운데 농협 조합원에 가입했다는 것은 개인정보 상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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