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무대 처음 밟은 설린저와 차민석, 활약은 어땠나

KBL 무대 처음 밟은 설린저와 차민석, 활약은 어땠나

기사승인 2021-03-11 21:21:51
아이제아 힉스를 앞에 두고 슛을 시도하는 제러드 설린저(빨간색). 사진=KBL 제공
[안양=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KBL 무대를 처음 밟은 양 팀 새내기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1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 KGC와 서울 삼성의 경기. 이날 경기는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프로농구에서 활약했던 안양 KGC의 제러드 설린저가 처음으로 KBL 경기를 치렀고, 삼성의 드래프트 1순위 지명을 받은 차민석도 데뷔전을 가졌다. 

안양 KGC는 최근 제러드 설린저를 영입했다. 설린저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잔뼈가 굵은 선수다. 2012 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21순위로 보스턴 셀틱스에 지명된 그는 총 5시즌 동안 269경기에 출전, 평균 10.8득점 7.5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후 중국프로농구(CBA)를 거쳤다.

득점력과 시야, 돌파 능력 등 흠 잡을 데가 없는 설린저는 당장 KBL에서도 통할 선수로 평가 받았다. 이전까지 쌓은 경력으로 치면 KBL에서 역대급 선수로 뽑을 만한 외인이다. 이날 비자발급이 되면서 경기에 출장할 수 있게 됐다. 최근 팀 자체 연습경기에서 50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며 더욱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다만 최근 두 시즌을 부상으로 거의 소화하지 못하면서 경기력이 떨어진 상태다. 이를 두고 김승기 KGC 감독은 “능력이 많은 선수다. 하지만 2주 격리 후에 2일 연습하고 실전 경기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적응까지는 3경기를 보고 있다. 지금 평가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라며 “몸상태는 좋다. 몸이 많이 불어 있었는데, 스스로 부상 위험을 알고 관리한 것 같다. 지금은 117kg 정도다. 본인도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되어있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날 설린저는 1쿼터 3분을 남긴 시점에서 코트를 밟았다. 하지만 삼성의 협력 수비에 좀처럼 공격을 성공하지 못했다. 2쿼터 초반까지 설린저는 무득점에 그쳤다.

삼성이 수비법을 대인 수비로 변경하자 설린저의 공격도 살아났다. 골밑에서 연달아 득점을 올린 설린저는 삼성 빅맨 김준일을 앞에 두고 3점슛을 꽂기도 했다. 2쿼터에 11점을 몰아치면서 폼을 끌어올렸다.

2쿼터에 비해 후반전은 약간 주춤했다. 3쿼터는 4분여를 소화하며 무득점에 그쳤고, 4쿼터에는 6점을 올렸다. 이날 설린저는 20분42초를 뛰며 17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자가격리 해제 후 이틀 만에 경기를 치렀음에도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설린저가 몸이 아직 덜 풀렸지만 자신있게 해줬다. 설린저가 밑에서 버텨주니 국내 선수들도 신이 나서 경기를 잘했다”라며 “설린저가 몸 상태를 더욱 끌어올리려면 일주일 정도는 걸릴 것 같다. 그 정도라면 충분히 제 몫을 해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양희종과 리바운드 경쟁을 펼치는 차민석(오른쪽). 사진=KBL 제공
KGC의 설린저에 맞서 삼성은 이번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뽑힌 차민석을 데뷔했다.

차민석은 KBL 출범 이후 고교 졸업생 신분으로 드래프트 최초 1순위로 지명된 선수다. 장신이지만 드리블 능력이 있어 다양한 포지션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다. 연령별 청소년 대표팀을 두루 거칠 정도로 능력도 출중하다. 2군 리그인 D리그에서 2경기를 뛰며 24득점 8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한 바 있다.

차민석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두고 이상민 삼성 감독은 “이왕 뛰는 거 선발로 내보낸다. 교체로 출전하면 더 긴장할 것도 같다”며 “4번으로 골밑과 외곽 전부 가능하다. 경험이 부족해서 패턴 농구를 어려워했는데,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 데뷔 시점을 고민했는데 수비가 터프한 KGC를 상대로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첫 1군 경기를 치른 차민석은 좀처럼 적응을 하지 못했다. 김동욱과 호흡이 맞지 않아 턴오버를 기록하기도 했고, 골밑에서 연달아 KGC 선수들에게 블록을 당하기도 했다. 그래도 리바운드 2개와 스틸과 어시스트를 각각 1개씩 기록하는 등 팀의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3쿼터 다시 코트를 밟은 차민석은 힉스의 패스를 받아 프로무대 첫 득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어 양희종의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 2구를 모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지 못했다. 승부처에서는 공을 잡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 아직까지 팀에 온전히 적응을 하지 못했고, 다른 선수들에 기량적인 부분에서 앞서지를 못하다보니 벤치에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차민석의 최종 성적은 4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다소 아쉬운 데뷔전이었다.

경기 후 이 감독은 “D리그를 제외한다면 3달 만에 경기를 뛰었는데 나쁘진 않다고 본다. 체력적인 부분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기량이 좋은 선수라 경기를 계속해 뛰게 할 것이고 이야기를 나누며 부족한 부분을 고쳐나갈 예정”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KGC가 92대 85로 삼성을 꺾었다. KGC는 2연패 탈출에 성공했고, 삼성은 3연패 늪에 빠졌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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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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