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물든 미얀마에 봄 올 때까지…‘하나’된 각계각층 목소리

피로 물든 미얀마에 봄 올 때까지…‘하나’된 각계각층 목소리

기사승인 2021-03-13 06:30:08
11일 광주광역시 지역 시민단체와 5.18단체들이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연대조직을 결성했다. 5.18기념재단 제공

[쿠키뉴스] 최은희 인턴기자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미얀마 시민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곳곳에서 미얀마 시민을 지지하는 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와 민주화 지지 광주연대(이하 광주연대)는 11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해당 단체는 1980년 5월의 광주 정신을 계승하자는 의미에서 출범했다. 지역 시민단체와 5.18 단체, 종교단체 등으로 구성됐다. 

광주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미얀마 군부독재를 규탄했다. 이들은 “미얀마에서 80년대 5월 광주 학살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미얀마 군부는 무차별 살상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유엔(UN)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특정 국가가 범죄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면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유엔 원칙을 강조했다. 또 온·오프라인으로 미얀마 민주화 투쟁을 알리고, 국내 시위 중인 미얀마 유학생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남에서 비슷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경남지식연대 등 경남 129개 시민사회단체는 11일 경남도청 들머리에서 시국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미얀바 군부는 폭력적 진압을 멈추고 민간에 권력을 이양하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미얀마 사태를 정치 담론에 끌어들이지 말라는 주장이 나왔다. 경남시민사회단체는 “미국과 중국은 패권주의의 관성을 버려라. 미얀마 시민의 민주화 투쟁을 강대국 정치 게임에 이용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 진압경찰이 쿠데타 규탄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종교계에서도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향한 지지가 이어졌다. 기독교, 불교 등이 나섰다.

한국기독교회협의회(NCCK)는 같은 날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한국정부와 기업을 향해 미얀마 관련 사업 및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NCCK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 코이카 등은 약 20억 달러 규모를 미얀마에 지원 중이다. 미얀마의 문민정부 시절 진행된 지원이지만, 해당 혜택이 현 군부에 전해질 우려가 있다는 게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와 총회에도 경제 제재, 무기 수출금지 등의 조치를 요구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개입도 호소했다. 또 사순절(부활절 전까지 6번의 주일을 제외한 40일의 기간) 동안 매일 낮 12시 1분 기도, 한 끼 금식을 통한 헌금 모금 활동 등을 전개하기로 했다.

불교계 역시 지난달 25일 대사관 앞에서 미얀마 군부의 반민주적 행위를 규탄하는 내용의 기도회를 열었다. 재한미얀마청년연대가 함께 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조계종 사노위)는 “지금이라도 살생과 폭력을 멈추고 참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SNS상에서는 세 손가락을 든 인증샷을 찍거나 #SaveMyanmar 해시태그를 다는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트위터 캡처

SNS에서는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운동이 활발하다. 세 손가락을 든 인증샷을 찍거나 #SaveMyanmar 해시태그를 다는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세 손가락을 펴는 제스처는 영화 ‘헝거게임’에서 따온 것으로, 독재에 저항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군경 총격에 의한 시위대의 인명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난달 1일 이후 최소 70명이 살해됐으며 2000명 이상이 불법적으로 구금된 것으로 전해진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만 하루 300여 명의 시위대가 추가로 구금되는 등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특히 시위에 참여한 20대 희생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유엔인권이사회에 따르면, 살해된 사람의 절반 이상이 25세 이하라고 알려졌다. 지난달 숨진 첫 민간인 사망자 먀 뚜웨 뚜웨 카인은 20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군인들이 무덤에서 시신을 탈취한 치알 신은 올해 나이 19세였다. 

미얀마 쿠데타는 지난해 11월 아웅 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국민민주연맹이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발생했다. 총선결과에 불복한 군부가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hoeun2311@kukinews.com
최은희 기자
hoeun2311@kukinews.com
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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