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가 재미없다고? 챔프전 보면 다를걸

여자농구가 재미없다고? 챔프전 보면 다를걸

삼성생명vsKB스타즈, 역대급 챔피언결정전 보내
2승 2패 동률, 2차례 연장전까지… 많은 팬들 시선 집중
15일 오후 7시 챔프전 5차전 경기, 양 팀 모두 새기록 도전

기사승인 2021-03-15 11:17:41
드리블을 시도하는 배혜윤(왼쪽)과 저지하는 박지수(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여자프로농구가 모든 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수년간 가라앉았던 여자 농구 인기가 반등 조짐을 보였다. 정규리그 시청률은 전 시즌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올 시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선수 제도 일시 폐지가 오히려 여자 농구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우물 안 개구리’라는 표현이 뒤따랐다. 여전히 여자프로배구에 비하면 빈약한 시청률이었고, 보는 사람만 보는 ‘우리만의 리그’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뒤따랐다. KB스타즈와 우리은행의 역대급 순위 경쟁도 많은 이들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언더 독’ 정신이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정규리그 4위로 플레이오프 막차를 탄 삼성생명은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1위 우리은행을 2승 1패로 꺾는 리버스 스윕을 선보였다. 전력 차가 극명해보였지만, 베테랑들로 똘똘 뭉친 삼성생명은 우리은행이라는 거함을 꺾고 3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에 다시 올랐다.

삼성생명의 상대는 KB스타즈. KB와 올 시즌 정규리그 상대 전적은 1승 5패로 열세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KB가 시리즈를 3승으로 끝낼 것’이라고 내다봤고, 또 어떤 이는 ‘KB 3승1패’를 예상하면서도 “삼성생명은 1승만 해도 잘하는 것”이라고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삼성생명이 먼저 2승을 챙겼다. 김한별은 정규리그 MVP인 박지수를 꽁꽁 묶었고, 은퇴를 예고한 베테랑 김보미가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으로 삼성생명에게 승리를 안겼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마지막 지명선수인 이명관은 깜짝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KB도 만만치 않았다. 2차전까지 내리 패하면서 패색이 짙었지만 3차전과 4차전을 다시 가져가면서 2승 2패 동률을 만들었다. 2차전까지 부진하던 ‘땅콩 가드’ 심성영이 외곽에서 불을 뿜으면서 박지수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이번 챔피언 결정전은 박빙의 경기가 펼쳐졌다. 4경기 모두 10점차 이내의 승부가 펼쳐졌다. 3차전(82대 75, KB승)을 제외하면 5점차 이내의 승부였다. 경기 종료 30초전까지 승리를 예측할 수 없었다. 특히 4번의 경기에서 2차례나 연장전을 펼칠 만큼 치열한 혈투를 펼쳤다.

역대급 명승부가 펼쳐지면서 많은 팬들은 삼성생명과 KB를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한 30대 스포츠팬은 “평소에 여자 농구를 보지 않던 내가 이번 챔피언 시리즈를 모두 보고 있다. 손에 땀이 났다. 선수들의 투혼에 감동했다”라고 말했다.

시청률 효과도 있었다. 지상파로 중계된 1차전(KBS1 중계) 시청률은 1.8%였다. 지상파 중계인 점을 감안해도 평소보다 높았다. 네이버스포츠와 아프리카 스포츠 중계도 이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이제 트로피의 주인을 가리는 경기는 딱 한 경기가 남았다. KB스타즈와 삼성생명은 15일 오후 7시 용인실내체육관에서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최종 5차전을 치른다.

KB스타즈와 삼성생명 중 어떤 팀이 승리하더라도 여자농구의 새 역사가 된다.

KB스타즈가 우승하면 챔피언결정전 최초의 '리버스 스윕'을 달성하게 된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내주고 역전 우승에 성공한 팀은 없었다. KB스타즈가 최초가 된다.

플레이오프에 막차로 합류한 삼성생명은 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4위팀 우승을 노린다. 4위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것도 삼성생명이 2번째(2001년 한빛은행)인데 정상에 오르면 여자농구 역사상 첫 4위팀의 우승이란 대기록을 쓰게 된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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