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심신진 기자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져가는 가운데 증권사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형 증권사에서 중소형 증권사로 갈수록 더 큰 성별 임금격차를 보였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6개 증권사의 본사영업 부문 여성 1인당 평균 임금은 8700만원이었다. 남성은 1억8800만원으로 2.2배 더 많이 받았다.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등 자산총계 4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는 남성(1억6500만원)이 여성(1억100만원)보다 평균 1.6배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었다.
삼성증권의 경우 남성 1인당 평균 임금은 1억6300만원으로 여성 임금 8800만원보다 1.5배 더 높았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남성 임금은 각각 1억7800만원, 1억5500만원이다. 이는 여성(1억1500만원, 1억원)보다 각각 1.5배, 1.6배 높은 수치다.
이와 관련해 증권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여성 임원 후보가 적다”며 임금격차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연봉은 직급과 비례한다. 최근에는 여직원들이 많은 편이지만, 현 간부급들이 (사회초년생으로) 있던 시기에는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하던 때가 아니었다”며 “요즘에는 휴직제도가 있지만, 예전에는 거의 없어서 출산휴가도 겨우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근속연수를 임금격차의 한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NH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의 경우 여성 평균 근속연수가 각각 9.44년, 6.9년으로 남성(8.14년, 5.6년)보다 높았다. 근속연수 외에도 다른 배경이 작용한 것이다. 이어서 그는 “지점 창구를 보면 고졸 여직원들이 많다. 기본적인 임금 테이블이 차이가 난다”며 “또 고위직과 영업직에 남성이 많은 것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금격차는 중소형 증권사에서 더 크게 벌어졌다. SK증권, DB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자산총계 5000억원 이상의 중소형 증권사의 여성 평균 임금은 7300만원이다. 남성은 2억1200만원으로 여성보다 2.9배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다. 대형 증권사가 1.6배의 격차를 보이는 것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격차다.
DB금융투자의 남성 평균 임금은 2억3800만원이다. 여성(7500만원)보다 3.2배 차이가 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남성 2억1500만원, 여성 7100만원으로 3.2배의 격차를 보였다. SK증권의 경우의 남성은 1억8400만원으로 7500만원을 받는 여성보다 2.4배 더 많이 받는다.
이러한 중소형 증권사의 큰 임금격차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 특히 소형 증권사의 수익 구조는 본사영업 부문의 비중이 크고, 관리직보다 영업직원 수도 많다”며 “중소형 증권사가 대형 증권사보다 고연봉 남성 영업직 직원이 많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정슬아 팀장은 “고위직에 남성이 많기 때문에 임금격차가 발생하는 것도 한 배경”이라면서도 “그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비슷한 직군에서도 성별에 따라 연봉 차이가 나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정 팀장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임금공시제’ 시행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금공시제란 성별 및 고용형태별 임금과 근로시간 같은 노동 관련 정보공개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말한다.
아울러 정 팀장은 “지금으로써는 서로 연봉을 공개해서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연봉이 투명하게 공개가 된다면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sj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