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KGC와 KT, 올 시즌 최고의 라이벌로 임명합니다

[KBL] KGC와 KT, 올 시즌 최고의 라이벌로 임명합니다

기사승인 2021-03-23 21:32:12
경기 후 악수를 하는 KT 박준영(왼쪽)과 제러드 설린저(오른쪽). 사진=한국프로농구연맹(KBL) 제공
[안양=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올 시즌 최고의 시리즈를 만든 안양 KGC와 부산 KT다.

올 시즌 KGC는 KT는 만나면 박빙의 경기를 펼쳤다. 앞선 5번의 대결에서 3차례나 연장전을 치렀다. 5차전을 제외한 앞선 4경기에서는 모두 5점차 이내 시소게임이 펼쳐졌다. 매 경기마다 극적인 득점 장면들도 수 차례 나왔다. 말 그대로 라이벌전이었다.

이번 경기는 KGC가 유리하다는 평이 뒤따랐다. 미국프로농구(NBA) 경력자인 제러드 설린저가 KBL 무대에 적응을 마쳐가는 단계였다. 설린저는 평균 5경기에서 25분33초를 뛰며 23.6득점 10.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설린저는 KT와 첫 경기에서 25점 12리바운드를 기록했는데, 가비지 타임이었던 4쿼터에 12점 5리바운드를 거두는 데 그쳤다. 설린저를 막았던 브랜든 브라운(19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에 체면을 구겼다.

서동철 KT 감독은 KGC전을 앞두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23일 KGC 원정 경기를 앞두고 서 감독은 “설린저는 외곽슛이 좋은 빅맨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골밑에서 대단한 파괴력이 있다기보다, 다재다능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랑 1차전을 했을 때는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서 감독의 우려대로 설린저는 KT를 폭격했다. KT는 설린저에게 협력 수비와 변칙 수비로 설린저 봉쇄에 나섰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골밑에서 2명이 붙어도 설린저는 이를 가볍게 제치고 득점을 올렸다.

설린저는 외곽에서도 3점슛을 자유자재로 성공하면서 KT를 폭격했다. 전반전까지 설린저는 17점 10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설린저의 활약 속에 KGC는 전반전을 47대 27, 20점차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사실상 승부가 끝난 듯 했다. 이미 20점차까지 뒤진 상황에서 KT가 경기를 뒤집긴 쉽지 않아 보였다.

얼굴에 잿빛이 그늘진 KT는 3쿼터부터 달라졌다. 양홍석과 허훈의 콤비가 KGC를 위협했다. 3쿼터에는 양홍석의 활약이 돋보였다. 양홍석은 3쿼터에 13점을 몰아쳤다. KGC는 설린저 외에는 좀처럼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추격을 허용했다.

3쿼터의 주인공이 양홍석이었다면 4쿼터의 주연은 허훈이었다. 허훈은 4쿼터에 12점을 몰아쳤다. 특히 경기 종료 8초를 남긴 상황에서 극적인 플로터슛을 성공했다. 사실상 승부가 이대로 끝나는 듯 했다.

라이벌은 라이벌이었다. KT가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KGC에겐 포기란 단어는 없었다. 정규 시간 마지막 공격 기회 때 설린저가 비어있는 전성현을 정확히 살렸고, 전성현이 3점슛으로 보답했다. 이날 경기 최고의 장면이었다. 관중들은 기립 후 박수를 쳤다. 그대로 승부는 또 연장이었다.

연장전은 다소 허무하게 끝났다. 4쿼터에 힘을 모두 쏟은 KT는 연장전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연달은 턴오버에 무너졌고, 이재도의 위닝 3점슛에 KT가 무릎을 꿇었다. 97대 93, 양 팀의 마지막 경기는 KGC가 가져갔다.

3승 3패. 4차례의 연장전. 올 시즌 KGC와 KT가 만든 기록들이다. 심판 판정에 아쉬운 장면도 있었지만 올 시즌 양 팀은 최고의 시리즈를 만들어냈다. 농구 팬들은 이날 경기를 마치자 “최고의 시리즈”였다고 모두 엄지를 치켜세웠다.

두 팀의 정규리그 맞대결은 끝났지만, 두 팀의 맞대결은 플레이오프에서 성사될 수 있는 상황이다. 두 팀이 3위와 6위가 되거나 4위나 5위가 될 경우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다.

경기 후 서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더라도 자신이 있다. 정규리그 경기들을 보면 팬들이 기대할 수 있는 멋진 경기를 플레이오프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꺼림칙하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우리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복수전을 예고했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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