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집값 꼭대기 잡았나?"...패닉에 빠진 30대

"나, 집값 꼭대기 잡았나?"...패닉에 빠진 30대

집값·전셋값 상승세 둔화, 거래량도 하락
대출 받아 집 산 30대, 금리인상 위험 노출
집값 하락하거나 상승 멈추면 자산 손실

기사승인 2021-03-31 05:30:02
▲쿠키뉴스 DB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집값은 계속 상승할 것인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36세의 한 직장인은 요즘 뉴스를 볼 때마다 초초한 마음을 감추지 못 한다. 지난해 12월 영끌로 서울에 내 집을 마련했지만 집값 상승이 점점 둔화되고 있다는 뉴스에 불안감이 커지는 영향이다. 그는 불안감이 커질 때면 종종 거래를 중개한 공인중개사에게 전화해 집값을 물어보곤 한다.

31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 KB주택시장동향 자료를 보면 3월 서울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이 0.96%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서울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1.27%(1월)→1.14%(2월)→0.96%(3월)로 매월 줄어들고 있다. 서울의 매매가격 전망지수도 113으로 1~2월(120)보다 하락했다.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주택 매매수요를 자극해온 전세 가격 상승률도 둔화되고 있다. 서울 전세가격 상승률은 올해 들어 1.21%(1월)→0.93%(2월)→0.68%(3월)로 하락했다. 전세가격 전망지수 역시 120(1월)→119(2월)→114(3월)로 떨어졌다. 여기에 한국은행 주택가격전망지수(124)도 전월 보다 5P 내렸다. 올해 1월부터 석 달 연속 내림세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2·4공급대책, 광명·시흥 신도시 계획에 따른 공급 기대감과 공시가격 상승, 보유세 부담 증가, 금리 인상 우려 등에 일부 소화되지 않은 매물이 쌓이면서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8만7021건으로 전월(9679건)보다 4.0%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1만5264건)과 비교하면 24.5% 급감했다. 

대출 한도까지 받은 30대의 고민 

30대는 주택 거래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며 부동산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30대의 전국 주택거래 비율은 지난해 말 24.2%, 올해 2월말 22%를 기록했다. 서울만 놓고 보면 지난해 말 29.1%까지 올라갔으며, 올해 2월말에도 25.6% 수준이다.

30대의 주택 매입이 늘어난 만큼 대출도 증가했다. 한국은행의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030세대 가계대출은 전년동기대비 8.5% 증가했다. 한은은 당시 다른 연령층(6.5%)에 비해 ’증가속도가 빠르다‘고 경고했다.

집값이 상승하지 않으면 30대가 빌린 대출의 이자는 그대로 자산손실로 이어진다. 더욱이 금리도 상승 추세다. 글로벌 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8월 0.5% 수준에서 이달 1.7%대까지 치솟았다. 여기서 집값이 하락할 경우 30대의 자산손실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부동산 불패 없다....10년전 부동산 시장은

전문가들은 집값도 하락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2008년 5%에 달했던 서울 집값 상승률은 2009년 2.7%로 줄어들었고, 2010년 -1.2%로 하락했다. 이후 2012년 -2.9%까지 상승 하락을 반복했다. 2008년 3월 평균 10억2000만원이던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77㎡) 거래가도 하락해 2015년 초까지 8억~9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던 경험이 있었다”며 “그런 만큼 이제 시장 참가자들이 보다 긴 시계(視界)에서 냉철하게 짚어보고 시장에 참여해야 할 때”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부동산 시장이 하락장이나 안정세에 진입한 것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시장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을 뿐 여전히 입주물량 등이 적어 상승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시장이 안정세에 들어갔다고 보기는 어렵다. 잠시 숨고르기 국면”이라며 “상승률이 조금 둔화됐을 뿐이지 여전히 상승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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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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