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논란 딛고 매각될까…“주 채권은행 협상 중”

한진중공업 논란 딛고 매각될까…“주 채권은행 협상 중”

기사승인 2021-04-09 06:01:01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최근 M&A(인수합병)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는 한진중공업 매각이 안팎의 반발을 딛고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수 주체인 동부건설 컨소시엄(동부건설·NH PE·오퍼스PE)은 지난해 12월 한진중공업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아직까지 본계약 체결은 돌입하지 않았다. 

금융권과 건설업계에서는 동부건설이 한진중공업 인수를 위해서는 몇 가지 넘어야 할 장벽이 남아있다고 말한다. 이번 매각과 관련해 한진중공업 노조와 시민사회의 반발은 여전하고, 필리핀 자회사 관련 채권은행과 협상도 마무리해야 한다. 

9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한진중공업 매각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협상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필리핀 자회사 문제와 관련 현지 채권은행과 협상이 마무리 되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산업은행은 기업 매각을 위한 실사 협의를 하고 있지만 해외 자회사 필리핀 수빅조선소와 관련해 현지 채권은행과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 리잘상업은행과 필리핀 토지은행은 한진중공업 지분(출자전환)을 각각 8.53%, 5.01% 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자회사 필리핀 수빅조선소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채권은행이었던 필리핀 금융기관이 출자전환을 통해 (한진중공업) 주식 일부를 취득했기 때문이다. 

또한 인수 주체인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대한 부정적인 지역 여론과 노조의 반발도 간과할 수 없다. 
 
앞서 지난해 12월 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단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가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한진중공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당시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약 5000억원의 인수 자금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최근 5년 간 조선업 M&A에서 가장 큰 거래다. 

하지만 지역 여론은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부산시는 당시 입장문을 통해 “한진중공업 조선업 정상화와 고용 유지가 어려운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된 것에 대해 심히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 노조 측도 크게 반발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는 “한진중공업이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매각될 경우 (영도조선소 부지)는 개발 부지로 바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동부건설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은 동부건설과 같은 건설업을 하고 있어 각자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또한 한진중공업은 방산업체로서 군함과 LNG선 등 특수선 건조 능력 뿐만 아니라 선박 능력도 우수해 사업 다각화로서 인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른바 시민단체 측이 주장하는) 용도부지 변경을 통한 개발은 현재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시의 인허가 없이 우리 맘대로 개발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그것만 보고 인수에 참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 관계자는 “실제 동부건설이 한진중공업 인수를 위해서 자금을 적극적으로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용도부지 변경을 통해 부동산 사업을 할 가능성은 있지만 인수 후 곧바로 추진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현재 조선업이 다시 호황기를 접어들고 있기에 이 사업도 함께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진중공업이 재정 악화로 이어진 원인은 필리핀 자회사(수빅조선소)의 손실이 영향을 미쳤다”며 “인수 주체가 누구든 간에 결국 필리핀 자회사(수빅조선소)는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지난 2019년 2월 자회사인 필리핀 수빅조선소 부실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후 국내 채권단과 필리핀 채권단은 6874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출자 전환을 확정했다. 현재 한진중공업의 주요 주주는 산업은행(16.14%), 우리은행(10.84%), 농협은행(10.14%), 하나은행(8.90%), 국민은행(7.09%), 한국수출입은행(6.86%) 등이 있다. 또한 필리핀 리잘상업은행과 필리핀 토지은행은 한진중공업 지분을 각각 8.53%, 5.01% 를 보유하고 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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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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