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4월 초 강릉에 출몰했던 여우는 소백산에서 방사했던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 여우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이달 4일 강릉에서 여우를 봤다는 제보로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5일부터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여우 발자국과 실체를 확인했다. 또 여우의 이동경로를 예측해 무인센서카메라 12대와 포획 트랩 3기를 설치했다.
이후 환경부는 이달 6일 최초 목격 지역인 강릉시 강동면 인근에서 해당 여우를 트랩으로 포획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 측은 해당 여우의 앞다리에 부상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개체 식별을 위해 소백산 소재의 국립공원연구원 중부보전센터로 이송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다시 포획된 이 여우의 다리 절단부위가 원형으로 매끈한 형태인 것으로 미뤄 올무에 의한 상처로 추정된다.
개체 식별 결과, 어깨 부위에 삽입돼 있는 인식칩으로 이 여우가 지난해 12월 소백산에 방사한 2년생 암컷 개체라는 것이 확인됐다.
해당 여우는 지난해 3월31일 중부보전센터 시설 내에서 태어난 개체다. 자연적응 훈련을 거쳐 같은해 12월20일 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 일원에서 방사됐다. 인근 단양과 영월 등에서 활동을 하던 중 위치 수신이 단절된 상태였다.
현재 여우는 왼쪽 앞발 일부가 다친 상태로 건강검진 결과 재방사 시 생존 능력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돼 여우 방사를 수행하고 있는 국립공원연구원 중부보전센터 시설 내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다친 왼쪽 앞다리는 응급조치가 이뤄졌다. 다만 2년생 여우 성채의 통상 몸무게가 5~6㎏이지만, 이 여우는 저체중(4.82㎏)에 혈액검사 결과 염증과 빈혈 증상이 확인돼 추가적인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해당 여우는 우리나라에서는 ‘붉은 여우’로 불리며 학명은 ‘Vulpes vulpes’, 영문 이름은 ‘Red fox’다. 붉은 여우는 남동부 열대 지역을 제외한 유라시아 대륙, 북부 아프리카, 캐나다와 미국의 대부분 지역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과거 한반도 전역에 분포했으나 1960년대 시행됐던 ‘쥐잡기 운동’ 등으로 인해 먹이가 감소해 개체수 급감해 거의 절멸 상태다. 국내에서는 ‘우리나라 여우’에 대해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Vulpes vulpes peculiosa)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 여우는 개과 동물 중에는 중간 크기에 속하고, 개과의 다른 동물과 비교하여 몸통의 길이에 비해 꼬리가 굵고 길게 발달했다. 머리와 몸통의 길이 60~78㎝, 꼬리 40~47㎝, 뒷발 12~18㎝, 귀 7~9㎝, 체중 5~6kg이다. 입과 코는 가늘고, 귀는 크며 직립, 다리는 길고 가는 편이며, 수컷의 체구가 암컷에 비해 다소 크게 발달했으며, 털은 짙은 갈색에서 붉은색이며, 귀의 뒷면과 발등 부분은 검은색을 나타낸다.
산지의 숲, 초원, 마을 부근 등에 있는 바위틈이나 흙으로 된 굴에서 생활하며, 굴을 파기도 하고 다른 동물의 굴을 빼앗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컷은 단독 생활, 암컷은 가족군집 생활을 하고, 잡식성으로 쥐, 토끼, 새와 새의 알, 개구리, 물고기, 식물의 열매, 곤충 등 다양하게 섭식한다.
환경부 홍정섭 자연보전정책관은 “여우가 방사 지점에서 100㎞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생태계적응력은 일부 확보된 것으로 보이나, 올무 등 위협요인이 여전히 있는 것으로 판단돼 주기적으로 불법엽구 제거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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