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하면 속도제한? KT 인터넷 '뭇매'...구현모 "죄송하다"

툭 하면 속도제한? KT 인터넷 '뭇매'...구현모 "죄송하다"

KT, 유튜버 잇섭 폭로
네티즌 경험담 공유도
정부·국회 과방위도 실태조사
구현모 대표 "죄송스럽다"

기사승인 2021-04-21 16:22:38
잇섭 유튜브 캡처.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KT 인터넷 서비스의 속도 관련 의혹이 터졌다. 최고가 요금제인 10기가 요금제 사용자의 경우 턱없이 부족한 속도로 서비스를 받고 있어 소비자를 '호갱' 취급했다는 것이다.

비싼 요금제인 5G 요금제의 불통 문제에 이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조차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도 분노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현모 KT 대표는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정부는 인터넷 속도 품질저하 관련 실태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테크 전문 유튜버 잇섭은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KT의 10Gbps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했으나, 실제로 여러번 속도를 측정해보니 100Mbps로 서비스되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1일 사용량이 1TB를 초과하면 속도 제한이 걸리는데, 저의 경우 하루 사용량이 200~300GB여서 속도 제한에 해당하지 않았다"며 "KT에서 제 인터넷 사용량이 적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고, 전반적으로 국내 통신사가 아직 10기가 서비스를 제대로 하기에는 부족했던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T 측에서는 속도 느려짐에 대해 먼저 체크할 수는 없고, 해결책은 매일 속도를 측정해서 속도가 느려지면 매번 전화를 달라고 했다"며 "속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걸 소비자가 증명해야만 했다"라고 토로했다. 

국내 네티즌들도 잇섭의 글에 댓글을 달며 공감을 표시했다. 특히 인터넷 속도가 안 나왔던 본인의 경험담을 공유하거나 집 인터넷 속도를 측정해 보고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낮게 나온다며 분노하는 글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이라는 이유로 요금은 올릴대로 올려놓고 서비스는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배짱을 보여주더라"면서 "우리나라 5G요금제, 기가인터넷 요금제 문제 있는데 인프라가 제대로 설치가 안 됐으면 요금을 올리지 말던지,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건 기만"이라고 일침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본인의 경험담을 공유했다. 한 네티즌은 "1Gbps 인터넷 쓰다가 전부 100Mbps로 낮췄다"라며 "월사용료만 나가지 100Mbps도 제대로 안나오더라"며 토로했다. 다른 이도 "부모님댁에서 1Gbps 요금제를 쓰고 있었는데 100Mbps 나오길래 전화 상담하니 10분도 안 되어서 원래 속도 나오는 걸 보고 잠깐 오류였나보다 하고 넘어갔었는데 장난질을 해대고 있었던 것"이라며 경험담을 내놓았다. 

또 다른 네티즌도 "이 정도면 KT에서 일부러 돈 아끼려고 평소에는 제한 걸었다가 별말 없는 사람은 호구로 잡고, 전화해서 문의하는 사람은 제한 풀어주는 거 아니냐"며 의심을 제기했다. 잇섭은 여기에 하트를 붙여 공감을 표시했다. 

잇섭은 영상 댓글로 "KT관계자들과 만나 소비자 입장에서 문제와 해결방법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라며 "이사 후 KT 쪽에서 장비를 바꾸면서 생긴 문제로 협의한 것은 전혀 없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KT 측은 "해당 유튜버가 사무실을 옮기는 과정에서, KT측에서 고객 식별정보가 누락돼 속도 품질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고, 고객 응대 차원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도 거듭 사과하고 충분한 설명을 거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의적인 속도제한은 없었으며 기술적인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KT 내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술렁이고 있다. 지난 18일 블라인드에서는 "회사 경영진 중 통신회사의 기본인 통신품질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비판글도 올라왔다. 구현모 KT 대표의 부임 후 비통신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본업인 통신 분야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이어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10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는 곳에서도 서비스를 개설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통신사들은 정부가 2002년부터 도입한 인터넷 품질보장제도에 따라 약관에 최저보장속도(SLA, Service Level Agreement)를 정해 두고 있다. 최저보장 속도는 통신3사 모두 요금제 기준 속도의 30~50% 수준이다. 각 통신사 인터넷 속도 측정(SLA 품질측정) 서비스를 이용하면 인터넷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KT는 고객지원 페이지에서 인터넷 속도측정 메뉴를 누르면 되고, SK브로드밴드에서는 마이스피드 홈페이지에서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고객지원 페이지에서 상품서비스 품질 확인, 인터넷속도 측정하기를 누르면 된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약관에 따르면 30분동안 5회 이상 측정해 3번 이상 최저속도에 미달할 경우 해당일 이용 요금을 감면한다. 또 월 5일 이상 감면을 받으면 할인반환금 없이 해약할 수 있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방통위와 과기정통부는 최근 발생한 KT 10기가(Giga) 인터넷의 품질 저하 관련 사실 확인을 위한 실태점검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통신사의 고의적인 인터넷 속도 저하 및 이용약관에 따른 보상, 인터넷 설치 시 절차 등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 상 금지행위 위반 여부를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국내현황 및 해외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용약관에 대한 제도개선도 함께 병행 추진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오는 22일 열리는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통신사 인터넷 속도 제한과 관련해 실태조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잇섭 유튜버가 제기한 인터넷 속도품질 저하 사태 관련 죄송스럽다는 입장을 밝히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해당 사건의 원인은 시설을 옮기면서 속도설정이 잘못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잇섭 유튜버가 올리신 영상은 지난 일요일에 확인을 했고, 내용을 조사해 보니까 잘못된 게 있었다"라며 "시설을 아현(국사)으로 옮기면서 속도설정 부분이 잘못돼 있었고, 또 하나는 고객이 VOC(불만)를 제기했는데 그걸 철저히 파악을 해서 문제를 찾고 했어야 하는데 설사 설정이 잘못됐으랴 생각해서 응대해 응대하는 과정이 잘못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분명히 잘못된 거니까 그 부분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시설을 이전했기 때문에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지 않냐, 라고 해서 전체 고객에 대해서 10기가 5기가 쓰는 고객에 대해서 조사를 했다"라며 "조사를 하니까 24건이 설정이 잘못된 게 발견되어 설정을 다시 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감면을 해드릴 것"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재발이 안 되는 것"이라며 "시설이전하고 했을 때 설정하는 부분을 더 잘 하도록 내부적으로 했다"라며 "많은 분들이 KT 기가인터넷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리는데, 이런 사태에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죄송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인터넷 품질에 최선을 다해서 고객이 원하는 인터넷 품질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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