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출범 이후 처음으로 비부동산 전문가가 사장으로 임명됐다. 신임 사장에 김현준 전 국세청장(54세)이 임명되면서 LH에 대대적인 쇄신의 바람이 불어 닥칠 전망이다.
LH는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준 전 국세청장의 LH 사장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LH 사장은 기획재정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아 최종 임명된다.
김 신임 사장은 부동산 전문성이 없는 첫 LH 사장이다. 이지송 초대 LH사장을 비롯해, 이재영, 박상우, 변창흠 등 역대 LH 사장은 모두 건설·국토 관련 고위공직자나 교수가 맡아왔다. 토지 개발과 주택 공급 등 핵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전문성이 필요한 영향이다.
하지만 김 신임 사장은 사정(司正) 전문가다. 그는 행정고시(35회) 출신으로 서청주 세무서 근무를 시작으로 부동산 투기, 탈세 업무 등을 주로 다루는 국세청 조사국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또한 대통령 비서실 공직비서관실과 민정수석실에 파견돼 공직자들의 잘못된 점을 날카롭게 잡아내며 공직 기강을 확립하는 데 일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의 인선 의중이 LH의 잘못된 조직 관행과 분위기를 뿌리 뽑는데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직원들의 땅 투기 사건으로 LH 해체에 대한 국민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 LH를 끌고가야 하는 문 대통령에게 강도 높은 쇄신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LH가 바라보는 김 신임 사장의 역할도 일맥상통한다. LH는 김 신임 사장에 대해 “LH 임직원 부동산거래 신고·등록 및 검증시스템 구축 등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앞장서서 수행하기 위해 주택공급 확대, 투기근절 및 실수요자 보호에 조직 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 대선까지 그에게 보장된 임기가 1년밖에 안 되는 점은 LH 쇄신의 걸림돌이다. 임직원이 1만 명 가까이 되는 거대 조직을 1년 안으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할지 미지수다. 아울러 문 정부의 핵심 부동산 정책인 공공주도 주택 공급을 안정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지도 불투명하다.
한편 LH 쇄신을 위한 혁신안은 다음달 나온다. 정부는 LH 혁신안에 ▲조직·기능 개편 ▲투기 방지 내부통제 마련 ▲LH 경영혁신 등 3가지 방향에서 혁신방안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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