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할 짓 말랬는데” 협박한 김태현...번호 바뀌자 살해 결심

“후회할 짓 말랬는데” 협박한 김태현...번호 바뀌자 살해 결심

기사승인 2021-04-27 18:06:45
‘노원구 세 모녀’를 잔혹하게 연쇄 살해한 피의자 김태현(25)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앞서 얼굴을 공개했다.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최은희 인턴기자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23일 범행을 저지르고 검거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27일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 임종필)는 김태현을 살인, 절도, 특수주거침입, 정보통신망법 위반, 경범죄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태현이 지난 9일 구속 송치된 이후 한 차례 구속 기간을 연장했다. 17일 동안 피고인 및 참고인 조사, 전문가 자문 청취, 통합 심리 분석, 디지털포렌식 등 보완 수사를 벌여왔다.

김태현은 지난해 온라인 게임을 통해 피해자의 큰 딸 A씨를 알게됐다. 범행 두 달 전인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약 2개월간 스토킹한 혐의도 받는다. 김태현은 A씨의 집을 찾아가거나 공중전화, 타인 명의 휴대폰, 메신저 등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연락을 시도했다. 검찰은 이런 행위가 지난달 제정된 스토킹범죄처벌법상 스토킹범죄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이 법이 9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 조사 결과 김태현은 2월7일 A씨에게 메신저에서 “후회할 짓은 하지 말랬는데 안타깝다. 잘살아 봐” 등 위협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다음날 연락처를 바꿨다. 연락이 닿지 않자 A씨에 대한 김태현의 반감이 커졌고, 이때부터 살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원구 세 모녀’를 잔혹하게 연쇄 살해한 피의자 김태현(25)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앞서 얼굴을 공개했다. 박태현 기자

범행 계획은 철저했다. 며칠 동안 범행 도구를 준비하면서 구매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 자신의 집과 A씨 집 근처에서 각각 청테이프와 과도를 훔쳤다. 상품 배달을 가장해 A씨 집에 침입하려 상자와 범행 후 갈아입을 옷 등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4일 전에는 A씨의 동선을 파악했다. 범행 전날에는 자신의 휴대폰 대화 내역과 연락처 등을 삭제했다. 모두 범행 행적을 은폐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김태현이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성향이라는 의심도 제기됐다. 통합심리분석 결과 해당 심신장애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다만 김태현은 상대방이 자신을 거절할 경우 순식간에 강렬한 분노감에 휩싸이는 성향을 보였다. 또 과도한 집착, 피해 의식적 사고, 보복심리 등을 갖고 있어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분노를 해소하려는 반사회적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초동 단계에서부터 경찰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해 수사를 진행해왔다”며 “피고인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hoeun2311@kukinews.com
최은희 기자
hoeun2311@kukinews.com
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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